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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가 신문의 미래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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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DMB, 인터넷 신문.방송, 포털사이트, 블로그 등 새 미디어의 출현은 미디어 산업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들이 뉴미디어를 선호하면서 전통매체는 어려움과 변화를 동시에 겪는 중입니다. 이는 전 세계적 현상입니다. 시민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져 네티즌 저널리즘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5월 29일 개막하는 세계신문협회(WAN) 서울 총회 준비를 위해 온 버트랭 피콰이어 이사가 15일 한국 언론인.언론학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얘기한 내용이다.

그는 여러번 '세계적 현상'을 강조했고,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가 14일 미국에서 발표됐다. 미국 저널리즘 협회와 컬럼비아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우수한 언론을 위한 프로젝트' 보고서다.

6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이 자료는 신문, 지상파 방송, 케이블 및 위성방송, 라디오, 인터넷, 잡지, 소수 민족 미디어, 기자 등 미디어 전체의 경제 산업 트렌드를 조사한 것이다. 이 보고서가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정파 저널리즘'은 독자가 외면=2004년 대선 과정에서 일부 미국 언론들은 좌파와 우파 혹은 진보와 보수로 갈려 각자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내보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24년간의 방송 앵커 생활을 마감한 CBS의 댄 래더다. 그는 조지 W 부시 후보가 미 방위군 복무 시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증거로 내민 메모가 블로거들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밝혀져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 보고서'는 이런 이슈를 포함해 다양한 설문조사를 벌인 뒤 "이데올로기나 정파적 색채를 띤 보도는 과장된 것이 많기 때문에 독자나 시청자가 외면한다"고 결론내렸다. 보도에선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 지지자든 공화당 지지자든 같았다. 토크쇼 등만 예외였다.

◆지상파 방송 뉴스, 가장 크게 추락=지난 10년간 뉴스 수용 형태를 비교한 결과 다채널 방송의 대거 등장에도 불구하고 방송 전체의 뉴스 시청률이 가장 큰 폭(12%포인트)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은 20%포인트 이상크게 늘었다. 신문 구독률 역시 7%포인트 감소했지만, 주로 방송이 인터넷에 뉴스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뉴스 정보의 원천을 묻는 질문엔 신문-라디오-케이블-지상파 방송 등의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신문.방송.라디오 등의 매체가 혼합된 '로컬 뉴스'(지역매체)는 제외한 수치다(그래픽 참조).

◆신문의 미래는 깊고 넓은 보도에 달려=흥미로운 결과는 신문 전체 수와 독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2004년 신문산업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3.8%포인트 높아진 대목이다. 2005년에도 성장이 예측된다. 보고서는 "지난 1년간 뉴스산업 전체의 매출액이 23%포인트 성장하는 등 미디어 산업의 미래는 밝다"며 "신문사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뉴스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디어 융합 등 신기술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트와 관련해선 "독자들은 정보 홍수 시대에 심층적이고 트렌드를 폭넓게 읽을 수 있는 기사를 읽고 싶어한다"며 "이런 욕구를 신문이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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