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화점 사모님 전용 고급 외투에 주민들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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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평양제1백화점 내부]

외화벌이에 혈안이 된 북한이 백화점 등 국영 상점들 매장을 고급 사치품으로 가득 채워 외화 결제만 고집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은 생필품 공급을 위한 국영 상점이 `귀족 상점`으로 변질됐다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1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근 평양을 비롯한 북한 대도시 국영 상점들이 일반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과는 동떨어진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다. 원래 북한 국영 상점은 국가가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해주기 위한 유통 수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리목적의 상점들과는 구분돼 왔다. 그러나 요즘엔 누구를 위한 상점인가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 친지 방문차 중국에 온 평양 주민 주모씨는 "요즘 백화점이나 대형 국영 상점은 돈 많은 간부나 특권층이 이용하는 곳이지 일반 주민들하고는 거리가 멀다"며 "평양은 물론 지방도시의 국영상점들까지 물건 값을 외화로 받기 때문에 서민들의 출입이 어렵다"고 전했다.

국영 상점 지배인들은 고가의 물품을 사재기 하고 있다. 중국 선양의 한 대북 소식통은 "지배인들이 들여가는 물건을 보면 깜짝 놀랄만한 것들이 많다"며 "한 벌에 2만 위안이 넘는 여성용 외투나 최고급 주방용품들, 고급 화장품 세트 같은 물품이 서민들을 위한 상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 상품 전문점을 하고 있는 중국 동포 조모씨는 "북한 손님들 중에서 가장 큰 손은 국영상점 지배인들"이라며 "`눅거리(싸구려)상품`에는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생필품 공급을 책임져야 할 국영 상점이 특권층을 대상으로 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생필품 부족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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