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NBA 선수들, '돈보다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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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중요하지 않다. NBA의 많은 젊은 자유 계약 선수들이 '돈'이 아닌 '우승'을 쫓고 있다.

지난해 부터 팀내 핵심 선수들을 차례대로 트레이드시키며 '재건(rebuilding)'에 대한 꿈을 키워왔던 올랜도 매직이나 시카고 불스는 젊은 선수들의 의외의 행동에 당황해 하고 있다. 매직은 그랜트 힐,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와 같은 선수를 잡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끼워맞추기식 리빌딩을 한다.'라고 비난을 받은 제리 크라우스 단장의 불스는 현재까지 해왔던 협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있어 또 다시 암울한 한 시즌을 보내게 될 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시카고 트리뷴지의 한 컬럼리스트는 "차라리 빔보 코울스에게 6700만 달러 계약을 제안해보는게 어떻게냐 ?"라고 비아냥거렸을 정도.

젊은 선수들은 '돈'보다는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팀,혹은 농구하기에 최적의조건을 갖춘 팀들을 찾고 있다. 혹은 친정팀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바로 팀 토머스와 팀 던컨이 대표적인 사례.

섀킬 오닐, 주완 하워드, 찰스 바클리 등이 자유 계약 선수 시장에 쏟아져나왔던 96년 여름 이후 가장 뜨거울 것으로 보였던 올여름, 이들은 매직, 불스로 부터의 엄청난 제안을 뿌리치고 소속팀에 남기로 결정했다.

특히 토머스(23)는 6년간 6750만 달러의 제안과 주전 포워드 자리까지 뿌리치고 조지 칼 감독이 있는 벅스에 남기로 결정을 내렸다.

스포츠라인의 한 기자는 "지난해 겨울에 켄 그리피 Jr. 가 시애틀 매리너스의 5000만달러라는 거액의 연봉 제안을 뿌리치고 상대적으로 연봉이 덜하지만 따뜻한 가정이 있는 신시내티 레즈를 택했던 것처럼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돈'이 아닌 다른 것이 팀 이적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라며 리그에 불고 있는 새로운 경향을 설명했다.

비록 토머스는 벅스에서 식스맨으로서 평균 30분도 뛰지 못할 것으로 보이나 플레이오프 진출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또한 칼 감독과의 친분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중 하나.

힐을 놓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역시 그에게 거액의 연봉과 주전 자리를 놓고 유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팀 던컨의 경우는 무엇보다도 '우승의 달콤함'을 다시 한 번 맛보기 위해 스퍼스로돌아왔다. 그렉 파파비치(Popovich) 감독은 던컨의 선택을 예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는 지난 5월에 "승리의 즐거움을 아는 선수라면 스퍼스를 절대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올랜도를 방문, VIP 대접을 받기도 했던 던컨을 놓고 그의 절친한 동료인 데이빗 라빈슨은 하와이에서의 휴가까지 뿌리치고 샌앤토니오로 돌아와 던컨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여름 주목할만한 또하나의 사실은 바로 97년 드래프트에서 상위 10권내에 지명되었던 선수들 중 대부분이 팀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던컨, 어다널 포일 (골든 스테이트), 오스틴 크로져 (인디애나), 모리스 테일러 (LA 클리퍼스)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지명될 당시의 소속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없다. 게다가 크로져와 테일러도 소속팀을 바꾸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

자유 계약 선수들과의 계약은 8월 1일. 한국시간으로 수요일부터 시작된다. '전쟁'을 방불케할 스카웃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올여름의 결과로 향후 3년간의 NBA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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