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기는 K2] 오늘 아침 정상향해 힘찬 발걸음

중앙일보

입력

모든 만물이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오전 7시30분(이하 한국시간·파키스탄시간 오전 3시30분).브로드피크 정상에 그믐달이 걸쳐있고 그 너머로 희뿌연 새벽햇살이 비치면서 동이 트기 시작한다.엄홍길(40·파고다외국어학원) 등반대장은 나관주·박무택대원,그리고 팀닥터인 조경기박
사와 함께 등반을 위한 준비해 분주하다.

배낭을 꾸리고 뜨거운 차로 목을 적신 대원들은 오전 8시15분 베이스캠프를 뒤로 하고 정상등정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K2 한국원정대가 베이스캠프에 들어온 지 20여일이 지나면서 3일간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자 모든 대원들은 ‘엄대장의 마지막 등정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겠나’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하고 있다.엄대장일행은 27일 오후에 ABC(전진 베이스캠프)로 먼저 이동한 유한규원정대장·한왕룡 ·모상현대원과 함께 캠프Ⅱ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이제 남은 것은 기상변화.앞으로 사나흘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면 오는 31일 전국민에게 정상등정과 함께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이라는 낭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베이스캠프를 출발하기 전 엄대장은 “날씨가 도와주는 것 같다”며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내던졌다.

한국산악회 대구원정대 정상등정조도 27일 캠프Ⅰ까지 이동했으며 이들은 엄대장일행과 함께 정상을 밟을 것으로 보여진다.동국대 K2-브로드피크원정대(대장 박영석)도 28일 오전 9시10분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캠프Ⅱ까지 이동하며 이들은 오는 30일을 정상 등정 D-데이로 잡았다.

한편 27일에는 K2와 브로드피크에서 두건의 안전사고가 일어났다.K2에서는 캠프Ⅲ으로 이동중인 고소포터가 거대한 낙석에 맞아 쓰고 있던 헬멧이 부서지고 머리와 어깨가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환자는 3시간동안 의식을 잃었으며 겨우 베이스캠프까지 내려와 한국원정대 팀닥터인 조경기박
사로 부터 응급처치를 받았다.

조박사는 환자를 진찰하고 응급처치를 한 후 “환자가 정신은 잃지 않았으나 동공이 조금 풀린 것올 봐서 뇌진탕인 것같다”며 “빨리 스카르두로 후송하는 것이 좋겠다”고 정부연락관에게 말했다.

그런가 하면 브로드피크에서는 캠프Ⅳ에서 베이스캠프로 하산하던 일본원정대원이 낙석에 맞아 대퇴부가 10여㎝이상 찢어지는 중상을 당했다.베이스캠프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부상대원은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