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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원흉 도요토미가 부활한다고? …도요타 자동차 CF 논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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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최근 임진왜란의 주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주인공으로 한 CF를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광고에서 도요토미 역할을 한 기타노 다케시(右)와 오다 노부나가 역할을 맡은 기무라 타쿠야(左)의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일본 자동차 업체 도요타의 신작 CF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들의 옛 영광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광고에 담았지만 주인공 중 한 명이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1536~1598)이기 때문이다. 조선을 침략했던 도요토미가 21세기에 부활한다는 광고 내용은 한국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달부터 ‘재탄생(Re BORN)’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리본 모양의 로고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엔 한동안 침체됐던 기업 상황을 타개하고 다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문제는 `Re BORN` 캠페인의 일환으로 같은 시기에 공개한 CF다. 광고엔 16세기 일본 전국(戰國)시대의 인물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ㆍ1534~1582)가 등장한다. 총 4편으로 이뤄졌으며 도요토미와 오다 두 사람이 2011년에 부활해 도요타 차를 타고 일본을 돌아다닌다는 줄거리다. 도요토미 역은 일본의 국민 배우이자 감독인 기타노 다케시(北野武)가 맡았고, 오다 노부나가 역은 인기 영화배우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가 연기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오다 노부나가는 전국시대에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던 일본을 통일한 역사적 인물이다. 도요토미는 임진왜란을 일으켰다. 광고엔 임진왜란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요토미가 부활한다는 설정 자체가 네티즌들의 심기를 긁었다.

유튜브를 통해 CF를 본 네티즌들은 “한국과 일본을 불편한 관계로 만든 역사적 인물을 유명 배우까지 동원해 미화한 것은 한국을 무시한 처사” “이웃 나라도 배려하지 못하는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재도약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도요타측은 논란이 일자 현재 이 광고를 방영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프랑스 유명 배우 장 르노가 일본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으로 변신한 후속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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