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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장 향일암 “새해 맞으러 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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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남 여수시 향일암의 복원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5일 공정률이 95%에 이른 대웅전과 종각(鐘閣)의 모습을 방문객들이 바라보고 있다.
2009년 화재로 불타버린 향일암

2년 전 화재로 소실된 전남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向日庵)의 대웅전과 종각(鐘閣) 등이 제 모습을 되찾아 해돋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여수시는 향일암의 공사가 거의 끝나 오는 30일 준공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복원이 시작된 향일암은 현재 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대웅전과 종각은 복원작업이 마무리됐고, 종무소(宗務所) 복원과 주변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원사업에는 도비 5억6500만원과 시비 3억8500만원, 국비 1억원, 사찰 부담 1억5000만원 등 모두 12억원이 투입됐다.

 금오산 중턱의 절벽에 자리잡아 바다를 바라보는 향일암은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였다. 특히 매년 12월 31일과 새 해 1월 1일이면 신년 해돋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 만명이 몰렸다. 바위 언덕(해발 150m)의 절에서 감상하는 수평선 일출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4대 관음(觀音) 기도처의 하나로 꼽힐 만큼 영험한 곳으로 알려져 평소에도 불교 신자 등이 많이 방문하고 자신의 소원을 빌었다.

 그러나 2009년 12월 20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대웅전 등이 없어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졌다. 향일암 관광객은 화재 전인 2008년 100만2101명이었던 게 지난해에는 64만6333명으로 줄었다. 관광객이 급감하자 갓김치 판매점과 횟집 등 향일암 인근 상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여수시는 향일암 복원을 마무리짓고 해맞이 축제를 정상화하면 인근 상권과 여수 지역의 관광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오는 31일 ‘새 빛 새 희망’이란 주제로 향일암 일출축제를 3년 만에 정상 개최한다. 강승원 여수시 관광과장은 “2009년 화재 당시 관음전(觀音殿)과 삼성각(三聖閣) 등은 불에 타지 않았는데도 향일암 전체가 소실된 것처럼 알려져 주변 상인들이 큰 피해를 봤다”며 “복원작업에 완벽을 기해서 향일암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향일암=구례 화엄사의 말사(末寺). 원효대사가 659년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창건했다. 1715년 인묵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암자를 옮기고 ‘해를 바라본다’는 뜻의 향일암(向日庵)으로 이름을 바꿨다. 1984년 전남도 문화재자료 제40호로 지정됐다. 해돋이의 명소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으나 2009년 화재로 전체15동의 건물 중 대웅전(65.34㎡)·종각(16.76㎡)·종무소(16.63㎡) 등 3동이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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