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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합격생들이 말하는 정시 지원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대학입시를 치른 성시현군과 임이랑양은 “진로·적성, 취업 전망, 대학의 지원혜택 등을 기준으로 대학을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나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안정적인 지원을 선택했어요.” 지난해 대학입시 정시모집을 치른 성시현(연세대 의과대 1)군과 임이랑(중앙대 글로벌금융 1)양의 경험담이다. “공부하고 싶은 전공과, 대학의 학업 지원혜택을 기준으로 지원방향을 고심했다”고 회상했다. 이를 위해 “각종 입시지원 참고자료에서 나의 성적 위치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입을 모았다. 올해 정시모집에 지원할 후배들에겐 “대학 간판만 보고 모험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스스로 다양한 입시자료 찾아 참고

 “제가 받은 수능시험 성적이 수험생들 중에서 어떤 위치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했어요.” 성군은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자신의 수능 영역별 점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분석하는데 매달렸다. 이를 위해 인터넷에서 여러 입시 관련 사이트들을 찾아 다녔다. 우선 학원가에서 분석·공개한 성적대별 분석자료를 기본적으로 훑었다. 이어 다른 수험생들이 사이트에 올려 놓은 자신들의 성적과 분석결과를 참고했다.

 지원할 목표 대학별 사이트에서 환산한 점수도 분석했다. 그 사이트에 자신들의 성적을 대입했던 수험생들의 모의지원 현황을 보면서 그들의 지원경향과 정시모집에서 벌어질 경쟁구도를 예측해봤다. 수능성적과 지원할 대학(전공)이 자신과 비슷한 수험생들에겐 쪽지나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성군은 “서로 자신의 성적과 목표 대학(학과)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지원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나의 수능성적이 갖고 있는 상대적인 위치를 찾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학원가의 입시상담 분석도 중요하지만 최종 판단은 결국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다. 성군은 올해 입시를 치를 후배들에게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자신이 스스로 자료를 찾아 분석해 볼 것”을 당부했다. “특히 층이 두터운 중위권 전후에 속하는 수험생일수록 자신의 성적 위치를 정확히 분석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성군은 2년 전 정시모집에서 쓴 잔을 마셨다. 서울대 공대를 염두에 두고 욕심을 부린탓이다. 수험생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내신 성적을 만회하지 못하고 재수를 선택해야 했다. 2~3등급이었던 영역별 성적도 지난해 1등급으로 올렸다. 지원방향은 2년전과 비슷하게 구성했다. 첫 입시에선 가군과 다군에선 연세대와 계명대 의대, 나군은 서울대 공대로 구성했다.

 지난해 입시에선 가군에선 동국대와 연세대 의대로, 다군은 한림대와 아주대 의대로 짰다. 대신 지원전략을 소신에 따른 안정적인 방향을 선택했다. 대학별 환산점수의 분석 결과에 따랐다. 성군은 “대학 간판을 의식해 흔히 안정·적정·상향으로 나눠 지원하는데 자신의 성적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면 길을 찾을 수 있다”며 “단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먼저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진로개척 도와줄 지원혜택 고려해

 “졸업 후 취업 전망과 대학의 학업 지원혜택을 우선 고려했어요.” 임양이 지난해 입시에서 대학과 학과를 고를 때 삼은 기준이다. 임양은 “최상위권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지 못한다는 사회분위기를 고려해 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 더불어 나를 지원해줄 수 있는 대학(학과)을 지원전략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도출한 결과 합격권 안에 가군에서 한국외국어대 통·번역학과와 중앙대 경영학부 글로벌금융으로, 나군에서 서울교대로 압축됐다. 고려대와 성균관대의하위권 학과들도 지원 범위 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임양은 미련 없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두 대학의 우선순위를 가리는 일만 남았다. 국제금융거래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은 자신의 진로에 비춰봤을 때 통·번역학 전공도 필요하지만 과외 업무로 판단됐다. 교대는 여학생이라 안정적인 직업을 기대하는 부모의 바램이 컸다. 그러나 모험을 즐기고 활동적인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중앙대 글로벌금융은 자신의 진로에 맞지만 지난해 신설된 학과여서 교육과정이 제대로 운영될지 걱정됐다. 하지만 대학의 지원혜택을 보고 결정했다.

 임양은 경영인재A 장학금 지원대상에 뽑혀 중앙대에 입학했다. 현재 4년치 등록금 전액과 학업지원비 연간 400만원을 받고 있다. 해외연수 200만원과 중앙대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 전액 지원도 약속받았다.

 “당장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데 신경쓰기보단 재학 중 자신의 학업역량 향상과 취업 준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능 영역별점수를 조합한 결과 통·번역학과가 상대적으로 유리했지만 내 진로에 맞춰 글로벌금융학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 덕에 경쟁률에 매달리지 않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양은 처음부터 수시모집엔 지원하지 않고 정시모집에만 집중했다. 논술·면접·입학사정관 등의 수시전형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정시에 주력한 것이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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