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폴록 190억원짜리 그림이 가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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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시비에 휩싸인 미국 현대화가 잭슨 폴록의 ‘무제 1950’. 2007년 영국 수집가에게 1700만 달러(약 190억원)에 팔렸다.

제멋대로 물감을 흩뿌린 듯한 캔버스. 지금은 “나도 이런 식이면 그림 그리겠다”는 우스개를 사는 기법이지만, 잭슨 폴록(Paul Jackson Pollock·1912~56·사진)이 처음 선보였을 때 현대미술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44세의 나이에 만취 상태에서 차를 몰다 교통사고로 사망하기까지 폴록은 20세기 미국 미술을 세계 주류로 끌어올렸다. 그의 48년 작품 ‘넘버5, 1948’는 2006년 역대 회화 최고가인 1억4000만 달러(약 158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런 폴록의 작품이 위작 시비에 휩싸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는 폴록의 액션 페인팅 작품 ‘무제 1950’을 판매한 뉴욕 뇌들러 갤러리와 전 대표 앤 프리드먼이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고 보도했다. 2007년 당시 판매가는 1700만 달러(약 190억원). 위작 의혹은 작품을 사들인 영국 유명 수집가 피에르 라그랑주가 의뢰한 화학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작품에 쓰인 안료 가운데 2종이 작가 사후에 개발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뇌들러 갤러리가 중개한 또 다른 미국 현대화가 로버트 마더웰(1915~91)의 작품 등 20여 점도 위작 의혹을 사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들 작품을 뇌들러 갤러리에 넘긴 멕시코 출신 여성 미술상 글라피아 로잘레스 등 2명을 2009년부터 내사해 왔다. 165년 역사의 뇌들러 갤러리는 지난달 30일 문을 닫았다. 프리드먼은 2009년 FBI의 내사가 시작되자 갤러리 대표직을 사임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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