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반기 결산(2) - 매직리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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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LG, 한화, SK로 구성된 매직리그는 전반기 내내 드림리그에 상대적 열세를 보이며 2부리그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약한 전력을 드러냈다. 그러나 롯데의 꾸준한 상승세는 매직리그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다만 지난해 우승팀 한화의 부진과 신생팀 SK의 2할대 승률은 우리 프로야구의 불균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1. 롯데 자이언츠

줄곧 2위를 달리던 롯데는 전반기 막판에 상승세를 타며 LG를 밀어내고 1위를 탈환하였다. 역시 전반기 최고의 스타는 손민한. 손민한은 9승으로 다승 공동 5위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3.00으로 단연 1위를 내달렸다. 손민한의 인상적인 부활투와 기론, 주형광등 주축 선발투수에 중간을 잘 책임지고 있는 박석진의 활약이 눈부셨다.

중반에 박정태의 부상과 마해영의 부진등 타력에서는 파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으나 화이트가 꾸준히 활약하고 있고, 김응국과 김대익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후반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다만 문동환의 공백과 상대적으로 약한 왼손투수와 마무리를 어떻게 보완할 지가 관심거리고, 대포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마해영과 조경환의 방망이를 믿어야 할 것이다.

2. LG 트윈스

LG가 매직리그에 배정되면서 전문가들은 한화와 LG를 2강으로 꼽았었다. 물론 LG가 전반기를 2위로 마감했지만 승률이 5할도 안되는 부끄러운 성적표는 LG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잦은 부상이 가장 커다란 약점이었다.

처음 데려왔던 용병 데이텀의 조기 퇴출과 대체 용병 쿡슨의 부상등 용병 장사에 실패한 것도 팀에게는 치명적이었고, 최향남과 장문석등이 부상에 시달리며 전반기를 모두 극복하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결정적인 문제점은 역시 마무리 부재에 있었는데 전반기 동안 계속해서 마무리 보직을 돌려가며 담당했던 웃지못할 모습은 후반기에 짚고 넘어 가야할 부분이다.

8년 연속 3할에 도전하고 있는 양준혁의 중심타 역할이 기대되고 노장 김용수와 신예 경헌호, 이승호등의 활약 여부가 LG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가늠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 이광은 감독의 보다 안정적인 팀 운영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3. 한화 이글스

지난해 우승팀답지 않은 모습으로 올 전반기 가장 실망감을 많이 안겨준 팀이다. 정민철의 일본 진출과 이상목의 부상, 송진우의 뒤늦은 합류로 곤두박질친 팀 성적은 전혀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송진우의 복귀후 팀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고 있으나 계속된 연승 연패로 안정감이 없는 팀 전력은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되고 있다.

깜짝스타 송지만의 대포 솜씨와 기록 제조기 장종훈의 활약이 위안거리이지만 전반적인 선발진의 불안은 항상 선취점을 먼저 내주고 쫓아가야 하는 어려운 경기를 하게 하고 있다. 0.415에 그치고 있는 팀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난해에 비해 활약이 떨어지고 있는 로마이어와 데이비스의 분발이 요구되고, 신예 조규수와 이적생 김경원의 활약 여부가 변수이다. 구대성을 중심으로 뒷심을 기른다면 후반기 대반격도 노려볼 만하다. 물론 목표는 LG로 삼아야 한다.

4. SK 와이번스

신생팀의 한계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진한 전반기였다.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겠으나 우선 목표 설정부터 잘못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애당초 4할 승률은 너무 무리였다. 조원우와 심성보등 주력 선수들이 빠진 공백을 메울 선수가 없었고, 각팀으로부터 트레이드 해 온 선수들도 모두 기대 이하였다.

김종헌만이 가끔 출장할 뿐 강병규, 권명철등 이름만 거창한 투수들은 각팀의 집단 이기주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보호 선수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너무 전력상 보탬이 되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픈 장면이었다.

거기에 용병 세명중에 브리또를 제외한 풀리엄과 콜의 부진은 신생팀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소였다. 전반기를 마친 지금 각팀들은 SK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도움의 손길을 펼칠 때다. SK도 어엿한 동업자라는 인식하에 SK를 배제시키는 분위기를 불식시켜야 한다. SK의 성적 향상만이 프로야구 발전과 관중 동원에 득이 된다는 사실을 각팀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어려운 와중에도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최태원의 투혼은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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