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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K2] 카람코스 산맥 20여일 안에 반드시 올라야

중앙일보

입력

태양과 빙하, 바람과 눈, 그리고 별과 달만이 살아 숨쉬는 척박한 땅.

그러나 해발 5천여m까지 올라온 까마귀떼에서 끈질긴 생명의 숨결을 엿보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발길' 을 거부하는 눈덮인 K2에 달이 훤히 비치면 하늘에 무수히 반짝이는 별만큼이나 그리움이 앞선다.

세찬 바람이 몰아치고 7월에도 눈이 내리는 베이스 캠프에서 아침에 텐트 밖으로 나오면 검은 것은 벽이고 하얀 것은 눈이다.

흑과 백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다가오는 카라코람 산맥의 웅장한 모습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중앙일보가 창간 35주년 기념으로 조인스닷컴.KBS.코오롱스포츠.파고다외국어학원.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후원하는 한국 K2원정대는 기상악화로 지난 나흘동안 휴식을 취했다.

20일 아침 콩코르디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잠시 멎었지만 하늘에는 금세 눈발을 퍼부을 듯 구름이 짙게 깔려 있다.

유한규(46.코오롱 스포츠)원정대장과 한왕룡.모상현 대원이 4명의 셰르파와 함께 캠프Ⅰ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캠프Ⅰ에 있는 산소통과 장비.식량을 22일까지 캠프Ⅲ으로 옮길 계획이다.

엄홍길(40.파고다외국어학원)등반대장은 "예년의 카라코람 산맥 기상기록을 감안할 때 등정 가능한 날짜는 앞으로 20여일밖에 없다" 며 "캠프Ⅲ만 건설되면 고소 적응없이 곧바로 정상 등정에 나서겠다" 고 말했다.

엄대장은 한국산악회 대구원정대의 김위영 대장과 만나 "현재 대구팀의 전력으로 단독 등정을 한다는 것은 여간 버겁지 않다" 며 "가급적 한국원정대와 날짜를 맞춰 정상 등정을 같이하자" 고 제의, 의견의 일치를 봤다.

한편 동국대 브로드피크원정대(대장 박영석)는 이날까지 베이스 캠프에서 휴식을 취하고 21일 등반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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