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미군기 익산역 폭격 4백여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1950년 6.25 때 미군기의 전북 익산 역 (당시 이리 역)
일대 무차별 폭격으로 숨진 사람이 4백명 가량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산시 시사 (市史)
와 한국철도 1백년사 등은 당시 54명만 숨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익산지역 종교.시민단체와 유가족들이 만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이리 폭격에 의한 희생자 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문정현 신부 등 5명)
는 19일 '진상' 이라는 1백84쪽짜리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기가 50년 7월 11일과 15일 모두 3차례 폭격, 4백여명이 숨졌고 이 이상의 숫자가 중경상을 입었다.

7월 11일 오후 2시쯤 B24기 2대가 이리 역을 폭격, 이리운전사무소 직원 54명이 숨졌을 뿐 아니라 역 주변 송학동의 민가 50여가구의 주민들도 죽거나 다쳤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1차 폭격 10여분 후엔 5일장이 열리던 송학동의 철도 옆 변전소 주변을 또 폭격, 1백여명이 목숨을 잃은 사실이 확인됐다" 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나흘 뒤인 15일에도 미군기들이 이리 역에서 복구작업을 하던 주민들에게 로켓포와 기관총을 난사해 수십명이 숨졌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고 주장했다.

문정현 신부는 "지난해부터 사망자 신고를 받은 결과에서도 기록에 있는 54명 외의 사람이 35명이나 된다" 며 "진상규명을 위해 민.관 합동 조사를 벌여야 한다" 고 말했다.

익산 = 서형식 기자 <seo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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