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장세전망]서머 랠리, 올핸 기대하지 말자

중앙일보

입력

종합주가지수가 8백포인트를 지지선으로 삼을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6월 초 이후 단기 이동평균선이 상승으로 전환되었고, 자금시장이 안정되면서 상반기 증시를 압박했던 기관투자가들의 매도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6월 말에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면서 미국의 금리인상과 관련된 불확실성 하나는 해소되었고, 우리 금융권의 부실규모가 공개됨으로써 금융권의 투명성이 강화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여러 사람이 기대하는 이른바 ‘서머 랠리’가 가능할 것인지 판단해 본다.

서머 랠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여름 휴가철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주요 요인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펀드매니저들이 휴가에 앞서 주식 편입비중을 늘려 놓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증시도 과거의 통계를 보면 서머 랠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부터 99년까지 20년 동안 종합주가지수 월평균 수익률 분포는 1월 3.83%, 3월 3.04%, 7월 3.72%, 11월 2.71%, 12월 2.21%로 연말·연초와 3, 7월에 비교적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7월의 월평균 수익률은 단지 수익률만 높았던 게 아니다. 편차도 상대적으로 작아 위험도를 감안한 수익률은 다른 시기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자본의 유출입이 그다지 자유롭지 않았던 시기까지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 증시에서의 서머 랠리는 미국·유럽과는 다른 요인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반기결산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것은 경기의 둔화, 침체기보다는 회복, 상승기의 7월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도 서머 랠리는 가능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올 여름에는 서머 랠리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종합지수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증시 내외의 환경은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경기는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의 실적은 호전되고 있다.

10조원에 이르는 회사채 펀드의 본격적인 운용으로 자금시장의 경색도 얼마간이지만 풀리고 있고, 비과세상품, 사모펀드 같은 투신사 신상품 발매가 허용됨으로써 투신사로의 자금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뮤추얼펀드의 만기물량도 상반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에만 7조원의 주식을 매각하면서 종합지수 상승을 가로막았던 기관투자가들의 매도공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증시의 수급상황은 상반기보다는 많이 호전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주식수요의 직접적인 보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운용폭이 넓어질 수 있도록 간접투자 상품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들 상품으로 자금유입이 가시화되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간접투자 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은 금융권의 구조조정을 통한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이 가시화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해도 충분한 수익을 예상할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기반이 보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투자자들에 의한 랠리를 기대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판단이다.

그러므로 올 여름은 랠리보다는 종합지수의 상승폭이 제한된 가운데 일반투자자들을 주력으로 한 순환매가 펼쳐지고, 동시에 실적 호전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한·주택·국민은행과 삼성·LG투자증권 같은 우량은행, 증권주와 대한통운, 풍산, 대한전선 등 저가 대형주가 유망해 보인다.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는 농심, 한국전기초자, 화천기계, 신성이엔지, 제일모직, 성미전자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김귀중 대유투자자문 운용영업팀 과장 문의 www.dae-yu.com./ 이코노미스트 제545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