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음악 저작권 문제 미국 의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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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음악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급기야 미 국 의회까지 이어지면서 공방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11일 온라인 음악업체 관계자와 록스타들이 참석시킨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된 음악의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오린 해치 법사위원장은 '우리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지만 저작권의 이름으로 소비자는 물론 인터넷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유망한 기술을 괴롭힐 수 없다'고 말해 인터넷 음악의 저작권 침해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유명한 헤비메탈 그룹인 메탈리카의 드럼 연주자 라스 율리히는 이날 증언에서 '냅스터는 허락도 없이 우리 음악을 훔쳐갔고 우리 음악들이 모두 무료로 다운로드 될 수 있게 했다'고 주장하고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이같은 '해적'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선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탈리카는 이미 지난 4월 저작권 침해 등의 혐의로 냅스터를 상대로 연방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음악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냅스터는 자사의 서비스는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직접적으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며 더군다나 디지털 밀레니엄저작권법(DMCA)
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2년전에 제정된 DMCA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는 그 서비스를 통해 전송되는 내용들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분쟁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냅스터사의 최고경영자(CEO)
인 행크 배리는 청문회 증언에서 '냅스터가 제공하는 디렉토리는 돈이나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일대일로 온라인상에서 만나 기꺼이 공유하는 파일 목록'이라면서 '냅스터는 이런 이들을 위한 디렉토리 서비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배리는 또 '냅스터는 음반업계나 가수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라면서 '냅스터를 이용해 음악을 들어 본 인터넷 사용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음반을 사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조사결과는 곧 냅스터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율리히는 대부분의 작사 작곡가들이 수입의 대부분을 음반 판매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냅스터를 통해 음악을 퍼뜨리는 것은 음반가게에서 CD를 훔치는 것과 같다고 계속 주장했다.

반면 포크 록그룹 버즈의 리더였던 로저 맥긴은 자신이 전성기를 누리던 지난 60년대에도 음반업계는 자신에게 보잘것 없는 선수금과 로열티를 지불했다면서 MP3닷컴이 지난 98년 자신의 곡을 인터넷에 올린 이후 수입도 증가하는 등 많은 것이 변했다면서 인터넷 음악업체들을 옹호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내에서만 약 1천300만명이 냅스터나 MP3닷컴 등을 이용해 인터넷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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