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영상 판매 왜 안하나

중앙일보

입력

"6월부터 실향민들도 북한 영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해 놓고 왜 영상을 판매하지 않는 거죠" 지난 6월부터 아리랑 1호가 찍은 북한영상을 항공우주연구소로부터 넘겨받아 민간에 배포키로 한 항공우주산업(KAI)에는 11일 현재까지 접수된 실향민들의 북한 영상 주문이 40여건에 달하고 있으나 정작 이들에게 판매된 영상은 1건도 없다.

또한 올 중순부터 북한지역 영상을 실향민 등에게 판매키로 했던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센터도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 영상의 판매가 늦어지는 것은 항공우주연구소가 지난달부터 북한지역의 위성영상을 이미 항공우주산업측에 넘겨주고 있는 데도 과기부 등 정부기관에
서 북한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영상판매를 `허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공위성센터의 경우에는 위성을 발사한 지 1년이 넘었는 데도 위성사진판매와 관련한 법률정비가 아직까지 마무리 되지 않아 영상의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있다. 그러나 관련기관 및 정부의 이 같은 무성의에 대해 실향민들은 인터넷 게시판등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산가족이라는 한 네티즌은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혜택을 누리는 것은 극소수"라며 "이같은 경쟁도 마다 않는 이산가족의 심정을 헤아려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고향땅이라도 보고 싶어하는 천만이산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관련 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 이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당초보다 북한영상의 판매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6월부터 영상을 배포한다고 약속했고 실향민에게만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큰 문제는 없는데 정부가 너무 과민반응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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