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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주식 120만 주 ‘보너스 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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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신원(59·사진) SKC·SK텔레시스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SK텔레시스 주식 중 120만 주를 임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준다.

 SK텔레시스 측은 17일 “최 회장의 보유주식 1060만 주 중 약 11%에 해당하는 120만 주를 회사 임직원들에게 직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내용의 ‘주식증여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직원 250여 명은 1인당 3000주~1만5000주가량을 받게 된다. 120만 주는 SK텔레시스 전체 발생주식(2600만 주)의 4.6%가량이다. 비상장회사인 SK텔레시스의 주식은 현재 2100원 선(1주당)에 장외에서 거래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휴대전화 제조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개편 중”이라며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애사심을 높이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심기일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증여는 주식증여약정서 체결 시점으로부터 1년 뒤인 2012년 11월에 이뤄질 계획이다.

 SK텔레시스 측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우리사주로 임직원들에게 유·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오너가 직접 개인 소유 주식을 나눠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나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2003년부터 매년 수천만원씩 꾸준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올해 8월에는 고향인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최 회장의 이번 주식 증여는 성장 동력을 잃고 주춤거리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지난해 6000억원대 매출을 거둔 SK텔레시스는 주력사업이었던 휴대전화제조 부문에서 철수하기로 한 뒤 사업방향을 분명하게 정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6월 SK텔레시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불거진 헐값 주식 매입 논란도 주식 무상 증여의 한 배경으로 꼽힌다. 당시 최 회장은 3자 배정 방식으로 500만 주(액면가 1주당 500원)의 주식을 주당 850원에 매입하면서 1.1%였던 지분율을 단숨에 39.48%로 끌어올렸다. 최신원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이고, 최태원 회장은 고 최종현(최종건 회장의 동생) SK그룹 2대 회장의 장남이지만, 최종건 회장이 48세에 타계하면서 삼촌이었던 고 최종현 회장이 그룹의 대통을 물려받아 지금의 SK그룹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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