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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수교 10주년 기념 〈러시아, 천년의 삶과 예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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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노프 왕조의 화려한 보석, 러시아 정교의 이콘화(성화:聖畵), 칸딘스키와 샤갈의 그림 등 러시아의 국보급 문화예술품이 대거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한·러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국립현대미술관·KBS·롯데·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사가 공동주최하는 〈러시아, 천년의 삶과 예술〉전은 ▶서울 : 8일~9월30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 ▶광주 : 10월16일~11월 29일 국립광주박물관) ▶대구 : 12월15일~내년 1월28일 국립대구박물관) ▶부산 : 내년 2월13일~3월31일 부산시립미술관을 순회하며 열린다.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타르타스사가 제의해 성사된 이 전시는 예산만 50억원(롯데 지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규모의 러시아전이다.

에르미타주·야로슬라브·트레차코프·국립보석박물관 등 26개 미술관·박물관에서 온 5백50여점의 문화예술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크게 6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열린다.

'러시아 미술, 고전에서 아방가르드까지'전은 트레차코프 미술관이 소장한 크람스코이의 걸작 '미지의 여인'을 비롯, 칸딘스키의 '구성', 샤갈의 '작은 역에서', 말레비치의 '검은 공간' 등 을 포함한 47점의 유화 47점와 종이에 잉크로 그린 12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밖에 러시아의 고전·낭만·사실주의·이동파 회화, 고전 영화의 전범으로 꼽히는 〈전함 포템킨〉의 포스터 등 모두 1백10점을 소개한다.

'러시아황실의 영광'전에는 97·78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성알렉산드르 넵스키 훈장'을 포함해 화려한 가구와 식기, 황제와 황족의 초상화, 황실의 생활용품·사냥용품 등 1백95점을 전시한다.

'초기 러시아의 정신과 문화'전에는 스트랄라드 성당 벽화와 라잔의 고고유물 등 10여점을 선보인다.

'러시아 정교와 신앙'전에선 12~13세기의 희귀 이콘화, 정교회 예배용 금은공예품, 화려한 주교용 예복 등 1백50여점을 보여준다.

비잔틴 미술에 뿌리를 둔 이콘화는 러시아가 세계 미술사에 남긴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분야다.

20세기 들어 마티스·칸딘스키·샤갈·루오 등이 여기에서 자극을 받아 그림세계를 펼쳐나갔다.

이번 전시에는 '카잔의 성모' '성모 무밀례니예' 등의 유명 작품이 선보인다.

'러시아 예술, 예술가들'전에선 톨스토이·도스토옙스키의 육필원고, 차이코프스키의 육필악보, 체홉이 쓰던 모자와 지팡이 등 유명문인·음악가의 원고·소지품·초상화·삽화·초판본 도서를 볼 수 있다.

'한국과 러시아, 선린과 우호의 근대사'에선 구한말 베베르 공사의 한국정세보고서, 한·러 근대기의 외교교섭 문서, 러일전쟁 당시 전략지도 등 50여점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방대한 러시아의 문화와 유물을 한 곳에서 더듬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황실 보석에서 역사자료에 이르기까지 백화점식으로 늘어놓았다는 점에서 주제가 분명치 않다는 약점도 동시에 지적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를 맡은 것이 그 위상과 기능에 걸맞느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많다.

입장료는 성인 8천원, 중·고생 6천원, 초등생 4천원. 20인 이상 단체는 각각 2천원씩 할인한다.

문의 : 한러 수교 10주년 기념사업 조직위원회(02)759-7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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