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프랑스, 16년만에 정상 복귀

중앙일보

입력

'비바, 프랑스'.

프랑스가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16년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지난 84년 우승팀인 프랑스는 3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데 키프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다비드 트레제게의 골든골로 `빗장수비'의 이탈리아에 2-1로 역전승, 유럽대륙 정상에 섰다.

이로써 프랑스는 '98월드컵 우승에 이어 2년만에 유럽패권까지 장악, 명실상부한 유럽 대륙의 최강이 됐다.

송곳같은 공격에 철벽수비로 맞선 프랑스-이탈리아의 격전은 로스타임 마지막 1분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가 이탈리아의 철벽수비를 뚫던 프랑스는 후반 13분 마르코 델베키오에게 기습을 당해 첫 골을 잃은 뒤 좀처럼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해 패색이 완연했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구세주' 실뱅 윌토르가 있었다.

말디니-네스타-칸나바로의 3각수비와 오프사이드 덫에 걸려 고전하던 프랑스는 90분을 다 소화하고 남은 로스타임이 1분도 채 남지않아 불꽃이 꺼질 듯 했으나 윌토르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32년만의 정상복귀를 코앞에 뒀던 이탈리아는 승리의 감격에 겨워 벤치까지 그라운드로 뛰어들 태세였으나 순간 망연자실했고 프랑스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의 불씨를 지폈다.

연장에 돌입한 프랑스는 지단-앙리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이 살아났고 미드필드를 다시 장악,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줄기차게 몰아붙였다.

프랑스는 2-3차례의 위협적인 슛이 불발한 뒤 연장 전반 13분 그림같은 역전 골을 만들어냈다.

왼쪽 코너 깊숙한 곳까지 뚫고 들어온 로베르 피레스가 급히 방향을 꺾어 올려준 볼을 후반 31분, 유리 조르카에프와 교체된 트레제게가 왼발 슛, 이탈리아의 그물을 다시 흔들었다.

'99-2000 국내리그 득점랭킹 1위 트레제게가 스타덤에 오른 순간.

이탈리아는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가 왼쪽 측면을 돌파, 프란체스코 토티 등 후방지원을 받아 두 차례의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골로 연결하지 못해 아쉬움이 더욱 컸다.

대표팀간 17승7무8패로 우위를 지키긴 했으나 유럽축구 패권을 거의 손에 쥐었다가 놓친 이탈리아는 주심의 휘슬로 경기가 끝났는데도 패배를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일어날 줄 몰랐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네덜란드), 사보 밀로세비치(유고)가 5골로 개인득점 1위를 차지했다. (로테르담<네덜란드> AFP.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