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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구제역 돼지를 퇴비로 재활용” … 안전성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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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경기도 남양주시(시장 이석우)가 구제역 매몰 돼지를 발굴한 뒤 비료로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9월 24일 도비 3600만원을 들여 화도읍 소재 한 농장의 매몰지 두 곳에서 돼지 사체 총 584마리를 발굴해 용인시내의 한 비료업체로 옮겨 퇴비로 재활용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1월 31일과 2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매몰이 이뤄진 곳이다. 시는 상수원 주변 지역에 대한 침출수 유출을 방지하고, 농장주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발굴에 나섰다. 시는 퇴비화에 앞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와 토양 병원성 미생물 잔존 여부를 정밀 검사한 결과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안전을 위해 권고한 방식을 따르지 않은 데다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문제라는 입장이다. 정부 부처로 구성된 중앙대책본부는 올 3월 구제역 확산 당시 매몰지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매몰 방식을 긴급 도입했다. 중앙대책본부는 이에 따라 소규모 감염 농장을 대상으로 생석회를 넣어 발효시키는 ‘원통형 저장조 방식’이나 고온으로 가열해 멸균처리하는 ‘스팀 멸균 방식’ 등을 권고했다.

 최정록 농림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남양주시의 조치는 구제역에 걸린 돼지 사체를 비료로 재처리할 수 없도록 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분 남양주시 수질관리팀장은 “ 비료화는 검증된 시설 안에서 미생물 발효를 통한 고온숙성(섭씨 60∼80도)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정부가 권고한 ‘원통형 저장조 방식’보다 안전한 처리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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