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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사라졌다’… 서울대서 탄생한 융합뮤지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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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달 16일 서울대 리더십센터 회의실에서 뮤지컬 ‘대통령이 사라졌다’를 기획·연출한 제작진이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우정(음악감독) 교수, 최지은(작곡가)·서예지(조연출)·전혜연(기획)씨·김광웅(총괄 기획) 명예교수.

서울대 학생들이 창작 뮤지컬 공연을 한다. 그런데 이 뮤지컬, 범상치 않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과 전직 청와대 행정관, 뮤지컬 배우까지 모여 기획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리더십센터(소장 김광웅 명예교수)는 개소 3주년 기념으로 10~12일 서울대 두레문예관에서 뮤지컬 ‘대통령이 사라졌다’를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2009년 봄 리더십 교육에 예술을 가미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두뇌융합(Brain Fusion) 프로젝트’가 종합예술인 뮤지컬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김 교수가 총괄 기획을 맡고 음대 최우정 교수가 작곡을, 충주대 행정학과 임동욱 교수가 대본 작업을 담당했다. 자연대 학장을 지낸 물리천문학부 오세정 교수도 기획을 주도했다. 또 황종우 전 청와대 연설 행정관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김경익씨가 무대 연출을 맡았다. 뮤지컬 배우 김종일씨가 안무를 담당했다. 리어드 음대 출신의 소프라노 차승희씨는 보컬 코치, 영화감독 봉준호씨의 형이기도 한 봉준수 서울대 영문과 교수는 대본 감수, 고상근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기획과 연출에 아이디어를 보탰다.

 쟁쟁한 스태프가 모였지만 뮤지컬 제작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추상적인 콘셉트인 ‘리더십’을 담아내는 것도 어려웠고 의견 조율도 쉽지 않았다. 사회대 교수들은 주제를, 인문대 교수들은 스토리를, 예술 분야 교수들은 예술성을 강조하다 보니 고성이 오가는 일도 많았다.

 대본이 나온 뒤 1년 간의 산고 끝에 지난해 말 음악이 완성되고 올해 6월 학생들을 상대로 배우·스태프 오디션을 열었다.

3대 1의 경쟁을 뚫은 32명의 서울대생들이 여름방학도 반납하고 매일 저녁 8시간씩 연습을 거듭한 끝에 뮤지컬 배우로 거듭났다.

 ‘대통령이 사라졌다’는 권력세계의 사랑·우정·의리 등을 다루고 있다. 대통령 ‘이강토’를 비롯해 부통령과 참모진, 취재기자 등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권력은 봉사’라는 주제를 담아냈다.

김광웅 교수는 “미국에선 ‘웨스트 윙’ 같은 드라마가 리더십 교재로 활용된다”며 “이번 작품의 제작과정을 촬영해 교육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0~11일 오후 7시, 12일엔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공연한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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