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LB] 주간리뷰 (4) - 6월 셋째주

중앙일보

입력

상전벽해(桑田璧海). 많은 변화가 일어났던 한주였다. 애리조나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NL서부지구에서는 '다크호스' 콜로라도의 돌풍이 계속됐고, 이제는 1위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1위를 바짝 뒤쫓았던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는 연패를 거듭하면서 점점 뒤쳐지고 있고,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던 AL서부도 오클랜드와 시애틀의 양자대결로 정리되고 있다. 한편 박찬호의 5연승으로 인해 즐거운 한 주 이기도 했다.

1. 몰락하는 두 강자 - 뉴욕 양키스

2000년은 21세기가 틀림없는 것 같다. '20세기의 팀' 뉴욕 양키스의 모습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세번의 월드시리즈를 거머쥐면서 다시 한번 '무적시대'를 열 것으로 여겨젔던 양키스는 올 시즌 '최강자'다운 면모를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구 라이벌 보스턴과의 2경기를 잡아 한숨 돌리긴 했지만, '신흥강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당한 홈경기 4연패는 충격 그 자체였다.

올 시즌 양키스의 부진은 노쇠한 선발진에서 시작됐다. 로저 클레멘스(37), 데이빗 콘(37), 올랜도 에르난데스(34)는 21일 현재 도합 11승 18패를 기록하고 있다. 11승은 재작년 양키스가 방출한 데이빗 웰스(토론토)가 혼자서 거두고 있는 승수.

특히 초반 4연승을 달리며 양키스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던 '엘 듀케(El Duque)' 올랜도 에르난데스의 부진이 심각하다. 에르난데스는 4연승 이후의 9경기에서 2승 6패를 기록했고, 특히 17일 화이트삭스전에서는 1이닝을 채 끝내지 못하는 동안 9실점을 하는 수모를 당했다.

공격력 역시 흔들리고 있다. 데릭 지터와 함께 그동안 양키스 '짭짤한 타선'의 선봉장이었던 척 노블락이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있고, 양키스에서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폴 오닐(37)과 티노 마르티네즈(32)도 예전같은 위력이 아니다.

특히 지난 주 한 게임에서 3개의 송구에러를 범하고 자진퇴장한 척 노블락 사건은 양키스의 올 시즌 분위기를 대변해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2. 몰락하는 두 강자 - 클리블랜드

양키스가 흔들리고 있다면, 인디언스는 침몰하고 있다. 지난 5년동안 AL 중부지구를 평정해 왔던 클리블랜드는 시즌 초 화이트삭스의 돌풍에 잠시 주춤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2주전까지만 해도 계속 1.5게임차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이트삭스의 1위가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 2주간, 화이트삭스가 8연승을 올리는 사이 클리블랜드는 6연패를 당했다. 특히 화이트삭스와의 맞대결 3경기를 모두 놓친 것은 클리블랜드에게 치명타가 됐고, 시카고와 클리블랜드의 승차는 무려 7.5게임차로 벌어졌다.

클리블랜드의 부진이 더욱 심각하게 여겨지는 것은 양키스와는 달리 처방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엄청난 재력과 유망주, 그리고 이름값(name value)를 갖고 있는 양키스는 어서 트레이드 시즌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이 세가지 모두가 넉넉치 못하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대명사였던 클리블랜드의 초호화 타선은 현재 아메리칸 리그 14팀 중 팀타율 7위에 머물러 있다. 라인업 9명 중 케니 롭튼, 짐 토미, 오마 비즈켈, 데이빗 저스티스 4명이 2할4푼대에 머물러 있고, 지난 해 MVP에 버금가는 활약을 했던 로베르토 알로마 역시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올 해 인디언스 선수들은 6년만에 처음으로 한가한 10월을 보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3. 트레이드, 트레이드

메이저리그에서 트레이드가 가장 활발한 세 번은 시즌 후의 스토브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31일 이전, 그리고 올스타 브레이크(올스타전을 전후한 휴식기간)이다.

올 시즌도 올스타 브레이크가 다가오면서 갖가지 트레이드에 관한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새미 소사. 현재 소사를 영입하겠다고 나선 팀들은 양키스를 비롯하여, 뉴욕 메츠, 보스턴, 애리조나 네팀이다. '영양가 없는 선수'라는 혹평까지 받고 있는 새미 소사를 놓고 이렇게 여러 팀들이 흥분하고 있는 까닭은 그의 '흥행성' 때문이다.

특히 양키스에 NBA 뉴저지 네츠, NHL 뉴저지 데블스를 묶어 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국을 설립하려 하고 있는 양키스의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입장이 절실하다.

두번째 이슈는 볼티모어 마이크 무시나와 미네소타 브렛 렛키. 두 에이스는 현재 팀과의 재계약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소속팀에서는 결사적으로 잡으려 하고 있는 반면, 다른 모든 팀들은 이들의 계약이 실패하기만을 기도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 밖에 이스마일 발데스, 케빈 타파니(이상 시카고 커브스), 앤디 애쉬비(필라델피아), 오마 올리버레즈 등의 투수들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와 있으며, 얼마전 다저스와 캔자스시티 간 에릭 가니에, 자니 데이먼의 맞트레이드 소문도 있었다.

4. 서부에 나타난 보안관, 오클랜드

2주 전까지만 해도 AL 서부지구는 '혼돈' 그 자체였다. 1위 시애틀과 4위 애너하임의 승차가 불과 1.5게임. 팽팽했던 실력균형 상태에서 가장 먼저 떨어져 나간 것은 텍사스였다. 텍사스는 7일 경기부터 내리 9연패를 당함으로써 1위팀과 8게임차로 벌어지게 됐다.

두번째 탈락자는 애너하임. 초반 불망망이 타선을 앞세워 선두에 나서기도 했던 애너하임은 최근 10경기에서 4승만 건지는 실패를 맛봤다. 특히 6패 중 5패가 1점차 패배 또는 역전패. 마무리 트로이 퍼시벌을 비롯하여 불펜진 거의 모두가 컨디션 난조에 빠져 있다.

이렇게 두 팀이 부진한 사이, 당초 우승후보로 꼽혔던 오클랜드와 시애틀은 지난 10경기에서 각각 8승과 7승을 올림으로써 서부지구를 '둘 만의 승부'로 만들었다.

특히 현재 연승을 달리고 있는 오클랜드는 8연승을 하는 동안 75점을 뽑는 괴력의 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98년 신인왕 벤 그리브를 비롯한 아담 피아트, 에릭 차베스, 제레미 지암비, 테렌스 롱 등 젊은 선수들이 서 있는 것이 더욱 인상적.

5. 다음주 Preview

현재 벌어지고 있는 보스턴 대 양키스, 화이트삭스 대 클리블랜드 빅게임은 23일까지 진행된다. 다음 주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팀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21일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최고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화이트삭스는 24일부터 양키스와 3연전을 갖은 다음, 다시 29일부터는 보스턴과의 3연전을 치룬다.

30일부터 열리는 애틀란타와 뉴욕메츠의 4연전도 주목거리. 애틀란타 마무리 존 로커가 뉴욕 쉐이스타디움에 무사히 설 수 있을지가 관심대상이다. 김병현의 애리조나는 콜로라도, 휴스턴과 홈7연전을 갖는다. 특히 콜로라도전은 쿠어스필드에서 당했던 2패를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한편 박찬호는 24일 9시 세인트루이스를 다시 상대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