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무산..英 승리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이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대신 비거주자, 즉 외국인 예금 정보를 상호교환하는 방안을 채택하기로 최종 합의함으로써
2년을 끌어온 EU의 이자소득세 원천징수에 대한 논란이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와 BBC방송이 20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 BBC는 15개 회원국중 유일하게 오스트리아가 예금자 금융정보 비밀 관행 보호를 내세워 반대했으나 다른 회원국들의 압력으로 마지막 순간에 예금정보 상호교환 방안을 받아들이기로 함으로써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오스트리아가 극우정당인 자유당을 연정에 참여시킴으로써 외교적 제재를 받고 있어 나머지 회원국들과 불화를 빚었으나 볼프강 쉬셀 오스트리아 총리가 내국인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외국인에 대해서만 예금정보를 상호교환한다는 안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합의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그리스,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등 5개국은 앞으로 7년간 이자소득세 원천징수와 외국인 예금정보 상호교환을 병행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영국은 그동안 이자소득세 원천징수가 시행될 경우 1조9천억파운드(2천1조8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런던의 유로본드시장에 타격을 준다며 반대해왔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독일을 비롯한 EU 국가들은 예금자들이 국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외국은행에 예금하는 일이 많아 이자소득세를 예금은행에서 원천징수하는 방안을 선호해왔으나 런던 금융시장에 대한 타격을 우려한 영국이 그대신 비거주자, 즉 외국인 예금자 금융정보의 상호교환을 제안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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