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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의 행복한 은퇴 설계] 월 100만원씩 10년 든 종신보험, 정기보험으로 바꾸면 6억 더 생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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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

본격적인 은퇴 자산의 리밸런싱을 위해 장롱 속에 묻어뒀던 자산들을 다시 꺼내 보자. 우선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베이비 부머들이 집중 가입했던 종신보험부터 시작하자.

나의 친구 중 하나도 2000년 초 외국계 보험사에 다니던 후배의 권유로 5억원의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친구는 40세였는데 상속까지 생각해 액수가 좀 큰 걸 가입해 월 보험료가 100만원에 달했고 납입기간도 20년이었다.

 이제 10년 지났는데 아직도 10년을 더 내야 한다. 매월 나가는 100만원은 살림살이에 비해 작은 부담이 아니다. 그런데 보험금 5억원은 지금 죽으면 큰돈이지만 30년 뒤인 80세에 죽으면 자식이 받아도 중형차 하나 값일 공산이 크다. 친구는 지금 종신보험을 왜 들고 있는지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손해 보고 해약하기도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종신보험은 사망 시 보험금을 주는 대표적 보장성 보험이다. 2000년 이전에 가입한 종신보험은 예정금리가 6∼8%로 높아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었다.

즉 보장성이지만 저축성 보험의 성격이 강한 상품이었다. 게다가 지금쯤은 보험료 낼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별문제가 없다. 문제는 2000년 이후 가입한 종신보험이다. 이때는 보험 가입금액도 많이 높아졌고 예정금리도 4% 전후로 낮아져 보험료가 높은 편이다.

또한 대부분 납입기간도 짧게는 몇 년, 길게는 10년 이상 남아 있다. 그런데 장수와 인플레로 보험금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자녀들이 장성하고 나면 보장의 의미도 퇴색한다.

 종신보험도 종류가 많아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방식의 리밸런싱을 생각해 보자. 친구의 종신보험은 지금 해약하면 낸 돈의 75% 정도인 9000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그리고 매월 보험료로 내던 100만원이 남게 된다. 그 돈을 활용해 지금부터 10년 납입하되 65세까지 사고·질병이 보장되는 정기보험을 들자. 보험료로 매월 5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나머지 50만원은 적립식펀드에 10년 정도 넣자. 지금까지의 수익률로 볼 때 1억원은 될 것이다.

 한편 환급받은 9000만원도 7% 정도로 운용되는 상품으로 하면 10년 뒤에는 1억8000만원 정도 된다. 이렇게 되면 나가는 돈은 전과 같으나 65세에는 보장성보험 5억원 외에 4억원 가까운 돈이 생긴다. 이후 보장성보험 5억원은 없어지지만 나머지 돈이 계속 운용돼 80세 때에는 11억원 가까이 될 것이다.

김진영의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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