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안판다던 대주주들 버젓이 처분해

중앙일보

입력

매각이 6개월 동안 제한(보호예수)돼 있는 대주주 물량을 팔지 않겠다고 밝힌 일부 기업이 보호예수 물량이 아닌 지분을 버젓이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네스테크는 오는 18일 보호예수 기간 종료를 앞두고 대주주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4월 22일~5월 17일에 보호예수 대상이 아닌 무상증자 지분 가운데 56만여주를 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호예수 대상 지분을 팔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상증자를 통해 받은 대주주 지분을 팔아 주가안정에 배치하는 행위를 했다는 지적이다.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도 지난달 13일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을 제3자에게 넘기는 방법으로 주당 50원씩의 프리미엄을 받고 44만주를 처분한 뒤 보호예수 해제 주식을 처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씨앤텔은 이 회사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이근재 상무가 보호예수에서 해제된 지분을 14만2천여주 팔았으나 지난 14일 대주주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증권업협회 박병주 감리부장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척하고 뒤로는 투자자들을 우롱한 행위" 라며 "이들 기업은 대주주 지분 처분 자제 약속이 공시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 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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