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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 2000] 팀별 전력 분석(5) – 동구권 스타의 산실, 유고(Yugoslavia)

중앙일보

입력

유고는 가장 최근 한국과 평가전을 가진 팀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다. 한국의 선전으로 평가전 두 경기 모두 득점 없이 비겼지만 섣불리 약체로 평가할 수는 없다. 정치적인 상황으로 한 때 국제 무대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현재 FIFA 랭킹 10위에 올라있는 강호다.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유고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92년 본선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던 유고는 유럽 축구연맹으로부터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출전금지라는 제재를 받았다. 민족간의 갈등 때문에 시작한 내전이 출전금지라는 사태까지 이른 것이다. 유고 대신 92년 대회에 출전한 덴마크는 우승을 차지 유고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92년에 이어 96년 대회도 같은 이유로 출전이 제한된 10여년 만에 국제무대에 돌아왔다. 오랜 해금에서 풀린 선수들이나 팬들은 유로 2000에서 최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유고의 특징은 대표선수 대부분이 해외에 진출해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내전으로 국제무대에서는 물론 국내에서 축구를 할 수 없게 된 선수들은 조금씩 해외로 진출했고 현재는 전 세계에 천 명이 넘는 선수들이 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유난히 유고 용병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국을 떠나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덕분에 유고 축구의 맥이 끊기지는 않았지만 동구권 최강의 이름은 체코에게 내주어야 했다. 그러나 대표팀을 구성하는 선수들의 이력은 오히려 다른 국가들을 압도한다.

이탈리아에서 활약중인 코바체비치(28. 유벤투스), 미야토비치(32. 피오렌티나)는 소속팀의 공격을 이끄는 핵심멤버다. 99-2000시즌 소속팀 라치오를 리그 우승을 이끈 미하일로비치(32)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핵심멤버다.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장 드라간 스토이코비치(36. 나고야 그램퍼스)도 중원을 지휘하는 사령관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동안 국제무대에서의 경험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게임을 이끌어갈 선수가 부족하다. 산술적인 A매치의 수로는 결코 다른 팀에 뒤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럽 선수권이나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 큰 약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로 2000 직전 아시아 투어를 통해 일본을 비롯해 여러 국가들과 평가전을 치렀으나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오히려 팀 전력에 해가 됐다는 지적이 많다. 약체로 평가 받는 홍콩과의 평가전에서 2-4로 패해 충격을 안겨줬다.

팀의 주축인 스토이코비치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하며 아시아 투어의 부적절함을 언급했고, 미하일로비치는 아시아 투어를 다녀온 것에 대해 감독으로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내분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미하일로비치는 덧붙여 첫 경기인 슬로베니아전에 대해 선수들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며 자신들이 패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유고는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을 하나로 묶지 못한다면 이번 유로 2000에서 실력 이하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유로 200을 앞두고 가장 어수선한 팀이 현재의 유고다.

같은 조에 속한 팀과 전력을 비교해 볼 때 노르웨이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까지 진출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근의 팀 분위기나 전력상 8강 이상은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 유로 2000 출전 유고 대표팀 명단

△골키퍼
알렉산드로 코치치(레드스타 베오그라드), 젤리코 치코비치(라스 팔마스), 이비차 크랄리(PSV 아인트호벤)

△수비수
이반 두디치(레드스타 베오그라드), 고란 조로비치(셀타 비고), 미로슬라프 주키치(발렌시아), 슬로보단 코믈레노비치(카이저슬라우턴), 니사 사벨리치(보르도),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라치오), 고란 부네프체비치(레드스타 베오그라드), 데얀 고베다리카(RKC 발빅)

△미드필더
슬라비사 요카노비치(데보르티보 코로나), 데얀 스탄코비치(라치오), 블라디미르 유고비치(인터 밀란), 드라간 스토이코비치(나고야 그램퍼스), 요반 스탄코비치(레알 마요르카), 류빙코 드룰로비치(포르토), 알베르토 나지(오비에도)

△공격수
프레드락 미야토비치(피오렌티나), 사보 밀로세비치(레알 사라고사), 다르고 코바체비치(유벤투스), 마테야 케즈만(파르티잔 베오그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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