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대도' 정수근 연일 상종가

중앙일보

입력

'날쌘돌이' 정수근(두산)의 빠른 발이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10일 현재 도루 24개로 2위 박재홍(12개)보다 두 배나 많다. 체력저하를 염려해 예전보다 전체적으로 도루가 많이 줄면서 '빠른 야구' 가 사라진 최근 프로야구에서 그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올시즌 타격 전부문에서 1위 싸움이 치열하지만 정수근은 일찌감치 3년 연속 도루왕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정의 도루는 양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더욱 빛난다. 도루실패는 단 3개. 88.9%의 놀라운 성공률이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도루를 기록했던 1994년 이종범(84개)의 도루 성공률 84.8%와 93년 전준호(75개)의 75%보다도 높다.

그의 도루는 우선 높은 출루율에서 비롯한다. 78개 안타로 최다안타 2위, 타율 0.345에 출루율은 0.405.1백m를 11초대로 끊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동물적인 감각과 투구폼을 빼앗는 재치가 덧붙여진다.

지난 9일 해태와의 경기에서 정수근은 6회와 8회 연속 도루에 성공, 쐐기 득점을 뽑아내며 진가를 드러냈다. 가끔씩 터뜨리는 홈런이 오히려 도루를 방해한다.

지난달 30일 LG전에서 우월홈런을 뽑아낸 뒤 그는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며 이후 14타수 무안타로 부진에 빠졌다. 당연히 도루 추가는 꿈도 꾸지 못했다.

"상대 투수의 투구폼을 머리 속에 그리며 잠을 잔다" 는 정의 목표는 이순철이 기록한 통산 최다도루 3백71개. 현재 2백43개인 정은 현재 페이스라면 3년 이내에 이순철의 기록을 돌파할 전망이다.

정수근이 시드니올림픽 드림팀에서 부동의 1번타자를 꿰차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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