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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차이콥스키 보며 교향곡 듣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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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방송인 유정아(앞쪽)씨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청소년음악회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차이콥스키 ‘운명의 동기’를 짧게 들어볼까요?” (방송인 유정아)

 “네, 그러죠. 오늘은 1악장을 연주하지 않지만, 1악장에 나온 ‘운명의 동기’는 순환 형식으로 각 악장에 반복된답니다. 각 악장의 주선율을 우선 연주해보죠.” (지휘자 성기선)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선 차이콥스키 교향곡 집중 레슨이 펼쳐졌다. 지휘자 성기선씨와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차이콥스키가 ‘운명’ ‘신’ 등의 메모와 함께 남긴 교향곡 5번의 테마를 짧게 들려줬다.

이어 각 악장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조금씩 연주했고, 마지막 악장이 끝나는 피날레도 맛보기를 보였다. 이때마다 무대 위엔 해당 부분의 악보가 영상으로 흘렀다. 설명을 마친 뒤엔 중단 없이 교향곡을 연주했다.

 예술의전당과 중앙일보가 함께하는 ‘2011 청소년 음악회’ 10월 무대였다. 베토벤 이후의 작곡가들을 집중 분석하는 ‘포스트 베토벤’이라는 소제목으로 진행된다. 이달의 주제는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라흐마니노프·차이콥스키였다.

 해설을 곁들였지만 군더더기는 없었다. 진행을 맡은 유정아씨는 음악 외의 이야기를 솎아내고 작곡가의 삶, 작품의 배경·형식 만을 설명했다. “라흐마니노프는 1934년 스위스 루체른의 별장에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작곡했습니다. 바이올린 음악에 특출한 재능을 보였던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마지막 작품을 주제로 삼아 변주곡 형식으로 작곡했죠. 모두 24개 변주로 돼 있는데 18번째 변주가 익숙하실 겁니다.”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엔 변주가 바뀔 때마다 무대 위 스크린에 숫자가 떴다. 교향곡에서도 중요한 주제가 나올 때면 글자로 표시돼 어린 청중이 지루하지 않도록 도왔다. 또 해설을 할 때는 작곡가 얼굴과 유럽 풍경 등 사진 자료가 나와 음악의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지휘자 역시 음악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간결한 스타일로 곡을 해석했다. 또 러시아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 안미현,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을 협연자로 내세워 이날 주제에 맞는 라인업을 선보였다.

 청소년음악회는 다음 달 19일과 12월 17일 계속된다. 프랑스의 독특한 낭만 음악을 이룬 생상스·라벨, 러시아의 낭만시대와 현대를 연결한 쇼스타코비치를 각각 주제로 잡았다. 생상스 죽음의 무도, 라벨의 볼레로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2번, 교향곡 5번 등이 연주된다. 02-580-1300.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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