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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남편 둔 아내 '럭셔리 블로그'에 아줌마들 입이 `쩍`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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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SNS시대를 사는 요즘 아줌마들의 `공적(公敵)`은 돈 못 벌고 바람피우는 남편도, 못 살게 구는 시댁도 아니었다. 나보다 잘 사는 여자들이다. 부자이고 예쁜 데다 남편과 잘 지내는 여자들이 블로그에 올리는 행복한 일상은 주부들을 자극한다. 이들은 일명 `럭셔리 블로거`로 불리며 인터넷상에서 스타로 통하고 있지만, 동시에 악플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남편에게 받은 선물을 하루가 멀다하고 블로그에 자랑하는 꼴을 더 이상 보기 싫다는, 일종의 질투다. "실제론 못 산다더라" "남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올린다"는 음모까지 나돈다. 얼마 전엔 나름대로 입소문났던 한 주부 블로거가 마녀사냥을 당하고 블로그를 폐쇄하기도 했다.

지난 여름, 이른바 `럭셔리 블로거 사건`이 주부들 사이에 떠들썩하게 회자됐다. 육아와 여행, 쇼핑 등의 일상을 재미있게 포스팅해 입소문을 탄 여성이 있었는데, 그녀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 대형 요리 커뮤니티에 험담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글 올릴 시간에 애나 잘 봐라"는 글부터 `부자` 남편과 시댁의 정체, 통 큰 씀씀이를 거침없이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 여성의 블로그를 방문해선 "보기 좋다"며 따뜻한 글을 남기던 이들이 다른 카페에 가서 뒷담화를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모함이 심해지자 이 블로거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고, 결국 블로그를 폐쇄했다.

요즘은 부자 남편을 둔 한 주부의 블로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와이너리투어, 명품 옷 등 넉넉한 경제 형편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3800여 명이 이 블로그를 `이웃`으로 등록해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그녀의 블로그엔 "멋있다" "부럽다"는 댓글이 가득하다.

TV 드라마에 나올만한 으리으리한 집에서 두 아이, 남편과 행복하게 산다는 주부의 블로그도 인기 폭발이다. 그녀가 하는 요리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수많은 주부들이 열광한다. 넉넉한 경제 형편에서 아이를 키우며 남편을 내조하는 모습은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광고 카피를 절로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들에겐 "과시가 지나치다" "허세 블로그"라는 악플이 뒤따른다. 서울대 곽금주 (심리학)교수는 "늘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집단주의 사고 성향이 강한 한국인들은 누군가 지나치게 멋있거나 좋다면 배 아프다 못해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유욕이 강한 여자들은 그런 경향이 더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은 안티를 더 크게 확산하고, 당사자들에게도 큰 아픔을 준다"며 "심각한 피해 사례가 얼마든지 더 나올 수 있는 만큼 사이버 윤리를 몸으로 체화하는 것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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