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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드는 가구, 넉다운 가구

중앙일보

입력

① 이케아 토이박스. ② 두닷 밀로스 침실 패키지. ③ 큐빅스 공간박스. ④두닷 피랙 5단 선반장. ⑤ 이케아 헬머 6단 서랍장. ⑥ 이케아 캐비닛.

커다란 상자가 택배로 배달된다. 상자 안에는 철제 다리 네 개와 우드 소재 상판, 그리고 각종 나사와 고정 장치가 들어있다. ‘ㄱ’자로 된 드라이버도 있다. 손수 조립해서 만드는 조립식 테이블, 넉다운(knocked-down) 가구다. 깔끔한 디자인과 높은 공간 효율성으로 입소문 나고 있는 넉다운 가구는 싱글은 물론이고 신혼 부부,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도 실용적이다.

넉다운 가구는 완전 분해와 조립이 가능한 가구를 말한다. 각종 부속품을 조립해서 컴퓨터나 자동차를 만드는 것처럼 가구도 모듈러 방식으로 생산되는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운반과 조립, 분해가 쉬워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가격과 운영 면에서 합리적이다. 또 넉다운 가구는 디자인이 군더더기 없이 심플해 아이방 어른방 할 것 없이 어떤 공간이든 잘 어울린다.

이케아가 대표적, 국내 브랜드도 속속 인기 몰이

 대표적인 넉다운 가구로 ‘이케아’가 있다. 스웨덴 조립가구로, 국내에는 십여 년 전부터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1만원 미만의 의자에서부터 5만~7만원대 서랍장, 20만원대 침대가 특히 인기였는데 침대는 한때 웨이팅 리스트까지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시 국내 완제품 가구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북유럽 스타일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주부들에게 놀라운 발견이었다. 지금도 철제 침대와 헤머 6단 서랍장, PS 캐비닛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이케아의 대표 제품이다. 예전에는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비싼 해외 배송료를 지불하면서 구입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각종 오픈마켓을 비롯해 이케아 전문 쇼핑몰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국내 브랜드 중 유명세를 타고 있는 ‘두닷(www.dodot.co.kr)’은 심플한 디자인과 섬세한 마감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콰트로 데스크(다리가 네 개인 일자형 책상). 주부 강은영(38)씨는 “길고 심플한 책상을 갖고 싶었는데 수 십 만원을 호가해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두닷의 콰트로 덕분에 10만원대로 깔끔하고 세련된 서재가 완성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콰트로 외에 주방 선반시리즈와, 철제와 나무로 구성된 책장도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두닷은 초기에는 오피스 가구 중심으로 운영하다가, 고객층이 넓어짐에 따라 일반 가정의 가구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다양한 모양의 공간박스로 특화된 브랜드‘큐빅스(www.cubics.co.kr)’는 좁은 집의 수납에 특히 효과적인 가구가 주를 이룬다. 별도의 도구 없이 조립 분해를 할 수 있고, 친환경적인 열가소성수지(ABS)를 소재로 사용해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모서리가 라운드 처리돼 안전할 뿐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깔끔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거실장 역시 인기가 높다. 공간에 따라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벽선반은 좁은 공간의 수납을 해결할 때 효과적인 제품이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추억을 담는 가구

 넉다운 가구의 인기 요인은 실용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이다. 온라인 판매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전시장이 필요 없고, 이로 인해 가격 거품이 빠진다. 또한 고객이 직접 조립하는 방식이라 완제품에 비해 20~30%이상 저렴해진다. 판재를 각각 도장하기 때문에 넉다운 가구는 도장 상태도 좋다. 또한 제품의 구조가 튼튼해 흔들림 없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도 넉다운 가구는 ‘만드는 즐거움’이 있다는 점에서 기존 가구와 차별화된다. 두닷의 성경유 부장은 “신혼집을 꾸밀 때 부부가 함께 가구를 조립하면 한층 애정 어린 공간이 되고, 아이방에 들여놓을 가구를 아빠와아이가 함께 조립한다면 아이에게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넉다운 가구는 손 때 묻은 나 또는 우리의 가구’라는 것.

 저렴하고 실용적인 넉다운 가구에도 단점은 있다. DIY 경험이 없거나 제품설명서를 보는 것이 익숙지 않은 경우, 조립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각 제품마다 표기돼있는 조립 난이도와 조립 설명서를 미리 본 뒤, 스스로 조립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 구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한 두 개 정도의 가구는 웬만한 사람도 조립할 수 있지만 수량이 많거나 조립난이도가 어려운 제품은 조립 신청을 하는 게 현명하다. 브랜드마다 운영 방식이 다르지만 제품 별로 추가 비용을 내면 조립 기사가 방문해 현장에서 조립해주기도 한다. 넉다운 가구는 조립을 한 후에는 반품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둘 것. 업체가 회수해 재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구를 놓을 공간의 크기와 컬러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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