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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자신탁 놓고 관련업체 활발한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부동산 무츄얼 펀드로 불리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바람이 거세다. 아직 리츠 관련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되지 않았는데도 시장 진출을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리츠시장 규모가 5~6년 내 최고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등에 영향을 받아 너도나도 진출 채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체들의 기대처럼 리츠시장은 과연 호황을 구가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초창기 심한 버블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르다가 투자 수익률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물론 리츠 제도가 도입되면 부동산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은 크다. 소액 투자자들이 대거 리츠 시장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자금이 풍성해져 거래가 활발해지고 수익성 있는 다양한 상품개발로 수요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리츠는 특히 부동산 투자패턴을 바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김승식 박사는 "그동안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는 것을 선호했으나 앞으로는 현금화가 쉬운 증권 형태의 간접 상품에 투자하는 수요가 더 많아지게 된다" 고 분석했다.

리츠는 임대시장에도 큰 변화를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보다 매달 세를 받는 월세위주로 시장 판도가 바뀌게 된다.

하지만 리츠 시장의 성패는 리츠 자체의 인기도가 아니라 투자한 부동산의 실제 수요가 얼마냐에 따라 판가름난다.

리츠를 통해 투자자금을 모으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리츠가 투자하는 실제 부동산의 수익성은 이를 이용하는 수요자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리츠회사가 수익성 높은 부동산을 잘 가공.운영해 은행 금리보다 놓은 배당 수익을 보장하면 투자금을 모으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실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용 인구가 적으면 임대료 등 수익이 감소 하고 결국 배당금이 줄어 리츠의 인기가 떨어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이용 수요는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 달려있다. 호황국면을 맞으면 리츠 시장도 좋아지고 그렇지 못하면 어둡다는 것이다.

시장 규모도 그렇다. 30조원이면 1천억원짜리 빌딩을 30개 산다는 계산이다. 이들 빌딩의 연면적을 평균 1만평으로 잡으면 총 30만평의 사무실이 쏟아진다는 얘긴데 우리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소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리츠 시장에는 상가.주택 등도 포함돼 있고 특히 빌딩도 신규가 아니라 임대된 기존 건물이 많지만 그렇더라도 대부분 공급과잉으로 수요가 많은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임대가 제대로 안되는 실정이다.

특히 건설교통부가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 한도를 자본금의 30% 이내로 제한할 계획이어서 리츠 자금은 빌딩.아파트.상가.호텔 등의 임대나 관리.운영 부문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동산은 지금도 포화상태여서 엄청난 노하우가 없으면 제대로 수익을 낼 수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주식 형태 리츠인 이른바 회사형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시행되는 내년 하반기쯤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토지신탁은 수익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계약형(신탁형)리츠를 오는 7~8월께 선보일 계획이다. 규모는 건당 1천억원짜리 2~3건이 될 것으로 알려진다.

아무튼 리츠 관련법이 시행되면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일면서 단기적으로 수익에 비해 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되는 거품현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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