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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석세스〉-'인터넷 이해하기'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을 이해하기

인터넷이라는 용어는 이제 그 간단한 한 단어로는 설명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고 복잡한 총합적 비즈니스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아직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과 그 응용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섣부른 일반화는 ‘번민하는 기업’들이 인터넷 활동을 통합하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만 더해 줄 뿐이다.

인터넷은 실제로 다차원, 다분야, 그리고 다목적 매체, 혹은 채널이다. 이 복잡성 때문에 단순한 대답은 불가능하다.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성공적으로 기업에 적용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뽑아낼 수는 있다. 그리고 그 원칙들 중 상당수는 이 책의 각 장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인터넷은 다차원적이다.

인터넷은 일 대 일, 일 대 다수 혹은 다수 대 다수 등 어떤 형태로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일 대 일 의사소통은 인터넷의 힘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차원이다. 이토록 많은 사람에게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매체는 일찍이 존재한 적이 없었다. 이제까지는 수주 업무를 위해 무료전화를 설치하고 숙련된 안내원을 배치하는 방법이 자주 사용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컴퓨터를 통해 같은 정보를 인간의 개입 없이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제 적정한 가격으로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컴퓨터가 자동응답 할 수 없는 종류의 질문이 있다면 전자 메일을 통하면 된다.

하지만 일 대 일 소통은 인터넷이 가진 능력의 한 차원에 불과하다. 일 대 다수로 사용되는 인터넷은 방송과 유사하다. 이렇게 유연하고 편리한 방송 혹은 매체로서의 인터넷 사용은 상거래를 제외하면 1998년 말을 기준으로 여전히 인터넷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자주 입에 오르는 야후, 엑사이트(Excite), 아메리카 온라인(AOL.com) 등의 관문 사이트들은 모두 자기 사이트를 방문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를 유치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사람을 모아 그들을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것, 이것은 과거 신문 시대부터 존재해 왔던 오래된 비즈니스 방식이다. 하지만 이것은 인터넷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인터넷은 다수 대 다수 차원에서도 여전히 기능적이다. 사용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장소가 마련되는 것이다. 인터넷의 이러한 차원은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의 한 장을 새로운 공동체라는 주제에 할애하려 한다. 아메리카 온라인은 이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식한 첫 번째 온라인 시스템이었고, 이를 통해 지배적인 서비스 제공자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인터넷에 여러 가지 차원이 있다는 점을 알고 나면 인터넷을 활용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에게 적절한 전략 수립이라는 과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분명해진다. 전략이 세워졌다고 해도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가장 큰 애로점은 인터넷이 다양한 기능과 영역을 넘나드는 전문적 관리를 요구한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다목적적이다.

인터넷이 다목적적이라는 것과 그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에 기여한다는 두 가지는 여러 비즈니스 상황에서 희망의 전조가 되기도 하고 문젯거리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는 자칫하면 혼란과 이해부족, 우왕좌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거의 모든 기업들은 인터넷 응용의 궁극적인 결과를 투자 대비 회수분, 즉 ROI(return on investment)에서 찾는다. 하지만 이것은 결과일 뿐 전략은 될 수 없다. 인터넷이 수익 혹은 손실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가 어려울 때도 많다. 인터넷이 가진 가장 분명한 잠재능력은 바로 다른 방법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했을 재화와 서비스의 새로운 시장에 접근함으로써 수익을 증대시킨다는 데 있다. 하지만 수익 증대 하나에만 관심을 두는 기업이라면 다른 기회를 미처 보지 못하기 쉽다.

질적으로 향상된 고객 서비스,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 제공에 따른 소비자들의 충성도 및 신뢰 제고 등이 장기적으로 가져오는 결과는 수익 증대보다 훨씬 더 측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것들은 단순한 인터넷 매출 수익에 비해 보다 더 쉽게 얻어질 수도 있다. 또 그 중요성도 결코 매출 증대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또 비용 절감이라는 무시하지 못할 측면도 있다. 무료전화와 안내원 응대와 같은 전통적인 방법에 비해 인터넷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질 좋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페데랄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나 시스코 시스템스(Cisco Systems)와 같은 산업계 선두주자들에 의해 증명된 바 있다. 상호 의사소통 방식을 인쇄물과 편지에서 인터넷으로 대체한 회사들은 몇백만 달러에 달하던 우송료를 이미 절감하였다. 제대로 이용되기만 한다면 인터넷 거래는 인간의 손을 통하는 주문 방법보다 더 완벽하고 저렴하다.

덧붙여, 인터넷은 고객과 기업 간, 판매인과 기업 간, 그리고 기업 직원들 간의 결속과 정보 공유를 강화시킴으로써 생산성과 창조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이런 면은 ‘인터넷과 인트라넷’이라는 장에서 기업 간 관계를 다루면서 보다 더 자세히 설명될 것이다.

분명 인터넷은 손쉬운 상대는 아니다. 현재 기업 경영자나 사장들은 인터넷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규정하는 문제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터넷은 다분야적이다.

기업에서 인터넷 문제를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문제에 한마디로 대답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인터넷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준다. 인터넷 관련 문제들은 기존의 기업 구조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장 먼저 인터넷을 알고 다루게 되는 사람은 정보기술 담당 인력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더욱 그랬다. 호기심 많은 기술인력이 다른 어느 누구도 그것이 대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을 때 나름대로 기업의 홈페이지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존재가 널리 인식되기 시작하자 마케팅, 광고, 제품 관리, 그리고 의사소통 부서 간에 경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웹 사이트를 관리하는 전담 부서로 인정받기 위한 열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크고 복잡한 조직에서는 상황이 더욱 혼란스럽게 전개되어 독립적 비즈니스 단위들마다 모두 경쟁에 뛰어든다. 관문 사이트와 브랜드 문제가 특히 격렬한 논쟁거리이다. 작은 규모의 기업들에서는 오늘날까지도 기술 부서가 이 문제를 전담한다. 결국 그들만이 제대로 인터넷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빚어낸 초기의 결과들은 끔찍한 것이었다. 제대로 앞에서 지휘하는 사람이 없고 핵심 부서들 간의 협력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웹 사이트는 분명한 목적도, 명확한 목표도 가질 수 없으며, 당연히 성과도 없을 수밖에 없다. 나중에 인터넷에 뛰어든 기업들에게도 같은 조건이라면 마찬가지의 결과가 빚어질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지휘 감독하에 적절하게 조직된 인터넷 활동이라 해도 인터넷이 워낙 다분야적이기 때문에 기업은 시험대에 오르기 일쑤이다. 특히 ‘번민하는 기업’들의 경우 관료주의가 두텁고 조직 자체가 융통성 없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욱 크다.

성공적인 인터넷 적용을 위해서는 전략, 마케팅, 기술, 그래픽 디자인, 의사소통, 출판, 그리고 경영 능력을 갖춘 단일팀이 필요하다. 그런 팀을 조직하고 관리하며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조직 전체에 요구되는 변화란, 앞으로 책 전체에 걸쳐 설명되겠지만 실로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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