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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68만 → 87만원 … IT주 부활 신호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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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정보기술(IT)주가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 상반기 IT주는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업황 부진 등이 겹치며 부진했다. 주도주의 자리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에 내줬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오르며 IT 주가 조정장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는 6.68% 하락했지만 전기전자업종은 16.11% 급등했다. 10일에도 전기전자업종은 2.1%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IT주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다. ‘돌아온 황제’다. 삼성전자는 7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 4조2000억원, 매출액 41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8월 이후 급락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68만원(8월 19일)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50일여 만인 10일 저점 대비 28.52% 오른 8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를 끌어올린 건 기관투자가의 러브콜이다. 지난달 26일부터 기관투자가는 572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며 4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대우증권 송종호 연구원은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3000만 대로 추정돼 애플(2500만 대 추정)을 넘어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의 룰을 주도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업체 중 유일하게 주요 부품에 대한 수직 계열화에 성공한 것도 삼성전자가 가진 장점이다.

 LIG투자증권 최도연 연구원은 “4G LTE 시장 선점과 아이폰5 출시 지연, 애플과 소송 등으로 인해 무선사업부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속속 올려 잡고 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116만원으로 높였다. 외국계 증권사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BoA메릴린치가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115만원으로 올렸고, 골드만삭스 증권도 100만원에서 10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가 불을 댕긴 IT 부활의 조짐은 LG전자와 하이닉스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LG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10일까지 30% 이상 올랐다. 한국투자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새로 출시된 아이폰4S의 위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IT업계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살아나면서 바닥권을 맴돌았던 IT펀드와 삼성그룹주 펀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요 IT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5~12%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7.46%)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개별 펀드 중에서 ‘미래에셋맵스TIGER IT상장지수펀드’(12.47%)와 ‘우리KOSEF IT상장지수’(11.4%)가 10%가 넘는 수익을 냈다. 상반기(-18.46%)에 주저앉았던 삼성그룹주펀드도 최근 한 달 사이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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