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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기업분석]비트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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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비트컴퓨터는 의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된다.17년간 한 우물을 파오면서 축적된 의료분야 솔루션과 패키지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입지와 성장성이 견고하다.

그러나 국내 의료시장이 협소하고 덤핑이 판을 치고 있어 해외시장 진출이 성공할지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확고한 입지

주력 제품인 처방전달시스템과 가상시술 시뮬레이터, 병원관리 프로그램 등 1백50여개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비트컴퓨터의 매출 중 65%를 차지하는 의료 소프트웨어는 수익성이 높아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다.또 의료 체계가 복잡화.고도화되면서 앞으로 의료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비트컴퓨터가 운영하고 있는 비트교육센터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래머들을 양성해내는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당장에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교육센터에서 파생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적지 않다.

고급 개발인력의 확보에 유리하고, 교육센터 수료생을 중심으로 형성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는 비트컴퓨터의 큰 자산이다.

◇ 적절한 신규사업

7월부터 시행되는 의약분업은 비트컴퓨터에 새로운 시장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비트컴퓨터가 한국통신.메디다스 등과 컨소시엄으로 추진하는 전자처방전시스템은 의약분업에 대비한 포석. 전자처방전은 처방전과 조제가 분리됨에 따른 불편을 줄여주고 처방전 전달과정의 오류를 사전에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국내 처방전은 4억5천만 건이 발행돼 전자처방전으로 대체될 경우 시장 전망은 밝다. 일본에는 처방전마다 3백엔(약 3천2백원) 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인터넷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비트컴퓨터는 지식관리시스템이나 인트라넷 구축사업에 이어 의료 분야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분야에도 진출했다.

대표적인 것이 SK상사와 제휴한 케어베스트. 약품을 일일이 구입하던 병원들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30%가량 할인된 값에 약을 택배로 받을 수 있어 성장전망이 밝다.

◇ 좁은 국내시장과 해외진출

그러나 비트컴퓨터가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 국내 중형병원은 8백개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일본의 1만개 중형병원과 비교된다. 특히 외환위기 여파로 병원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신축 병원도 줄어들고 있다.

보험청구.진료비 계산 등 병원정보화의 기초적인 분야는 이미 시스템구축이 완료단계에 접어들어 의료정보시장이 부분적으로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비트컴퓨터가 일본시장에 가상시술 시뮬레이터를 수출하고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선 것도 국내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시장 진출은 애프터 서비스 비용을 포함해 국내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 국내 덤핑 경쟁

비트컴퓨터는 국내 초대형 종합병원 진출에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대기업 관련 병원들은 대부분 시스템 통합사업자와 계열관계에 있고, 대학병원들은 의료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외 대형 시스템 통합업체들의 덤핑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러나 중형병원 시장에서 수익성 만회를 꾀하지만 비트컴퓨터를 비롯한 전문기업에 뒤지고 있다.

따라서 비트컴퓨터가 초대형 병원에 취약성을 보이지만 그것이 기술력이나 제품 신뢰성의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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