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젊으면 투자가 다르다'…동양증권 '젊은 투자'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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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짜리 영화?

동양증권의 첫 TV광고인 '젊은 투자'편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하다. 또 세계 최초의 전화기가 등장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화면 위아래를 검게 처리한 시네마스코프 기법을 사용한데다 등장인물과 촬영장소가 모두 이국적이라는 점에서 영화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대부분의 증권광고들이 '안전합니다. 믿을 수 있습니다. 고객의 이익을 먼저 생각합니다' 등 천편일률적이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이번 광고는 신선 그 자체다.

19세기. 화려한 빅토리아식의 귀족풍이 물씬 나는 한 사무실. 벨의 전화기를 놓고 장난감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얘기하는 노투자가와 이에 맞서 확신에 찬 눈빛으로 투자의지를 밝히는 젊은 투자가의 모습이 대조되면서 '생각이 젊으면 투자도 다릅니다' 라는 나레이션과 자막이 뜬다.

이번 '젊은 투자' 편은 '생각이 젊으면 투자가 다르다'는 메시지로 벨의 전화기가 처음 발명되었을 당시 투자자들이 미처 그 유용성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일화를 극화하여 젊고 도전적인 벤처기업들을 가장 많이 성공적으로 상장시켜 `99 코스닥 등록 주간사 실적 1위에 오른 동양증권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이 광고를 기획한 오리콤의 이승재 부장은 이번 젊은 투자편 TV-CM을 한마디로 '업종파괴형(?)'의 독특한 광고라고 말한다. 보통 금융 증권 광고는 다분히 이성에 호소하는 딱딱한 광고가 대부분으로 멈출 줄 모르고 계속 오르는 주식그래프를 보여주거나 첨단의 이미지를 살린 사이버거래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동양증권은 반대로 1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으니 그럴만도 하다.

동양증권의 '젊은 투자'편은 촬영장부터 모델까지 모두 호주 현지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1800년대 호주 총독 관저인 웰러비 하우스. 이곳은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경복궁 같은 국보급 장조. 더구나 노투자가의 탐욕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안경은 총독 관저의 밀랍인형에 씌여진 보물급 안경(?)이었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겼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후문.

이 광고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전화기. 편집과정에서 양투자가의 번득이는 눈빛사이로 전화기를 합성하기로 했으나 벨이 만들었다는 전화기는 제작팀의 눈에는 모자나 컵으로만 보이고 전화기로 여기기엔 무리가 있었다.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30, 40년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일명 '모시모시 전화기'를 쓰자는 실용론(?)이 만만치 않았으나, 교육상 그리고 리얼리티를 살리자는 정도론에 따라 벨이 1876년에 직접 만들었다던 세계 최초의 전화기를 소품으로 쓰게 됐다.

조인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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