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라도나 '녹슬지않은 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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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은 늘었지만 신기(神技)에 가까운 드리블은 예전 그대로였다.

쿠바에서 약물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39)가 지난 27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마테우스(40)의 고별경기에 출전, 옛 기량을 과시했다.

마라도나의 의료진은 출전을 만류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결승(독일 1-0 승)에서 맞대결한 이후 막역한 친분을 맺어온 마테우스의 고별경기를 놓칠 수 없었기 때문.

이번 경기를 위해 체중을 17㎏이나 감량한 마라도나는 '경기 후 곧바로 치료를 재개한다' 는 의료진의 다짐을 받고 그라운드에 섰다.

그는 지난 20일 아바나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에서 혼자 4골을 넣는 등 건재를 과시, 의료진을 안심케 했다.

3년 만에 공식경기에 나선 마라도나는 이날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으로 나서 마테우스가 이끈 독일 대표팀과 맞섰다.

마라도나는 상대 수비수들의 밀착마크를 받진 않았지만 전반 7분 토마스 슈트룬츠에게 그림같은 스루패스를 해주는 등 전성기의 패싱능력과 볼컨트롤을 과시했다.

풀타임으로 전반을 마친 마라도나는 5만여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마테우스는 "마라도나는 지금껏 대적한 선수들 중 가장 훌륭한 선수" 라며 뜨거운 포옹을 했다.

둘은 미국의 유명 여가수 사라 브라이트먼이 불러준 고별송(It's time to say goodbye)을 뒤로 한 채 그라운드를 떠났고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한편 브라질은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준우승팀 브라질은 28일 잉글랜드 웸블리구장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종료 직전 터진 프랑카의 헤딩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브라질은 전반 39분 앨런 시어러의 패스를 받은 마이클 오언에게 중거리슛을 허용, 선제골을 내주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전반 로스타임 때 얻은 코너킥을 히바우두가 센터링, 이를 프랑카가 뛰어오르면서 헤딩슛, 동점골로 연결했다.

브라질은 후반에도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 골문을 두드렸으나 히바우두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아 골을 추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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