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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대우정리등 금융개혁 신속히"

중앙일보

입력

이진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6일 올해 임금상승세가 강하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하강 국면에서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금융권 부실은 금년 하반기까지 모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우계열사 정리 등 부실 해결을 위한 실제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는 투자가 저축에 비해 활발하다는 의미인 만큼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단기금리 인상여부는 1∼2개월 정도 지켜본 뒤 금융구조정과 연계시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엄낙용 재경부차관 주재로 26일 오후 재경부 회의실에서 열린 '거시경제 점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회의는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채 진행됐다.

이 원장은 "금융권의 잠재적 부실을 제거해야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다"면서 "워크아웃 기업과 조흥.한빛 등 은행의 잠재적 부실도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권 부실은 정부의 관리범위에 있는 만큼 97년처럼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정부는 부실처리에 대한 청사진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부실을 제거하는 실제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일부 대우계열사나 덤핑을 통해 동종업계에 피해를 주는 기업들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와함께 "최근의 금융시장 위축은 경기과열 해소에 도움을 줬다"면서 "그러나 금융시장이 지나치게 불안하면 실물부문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위기상황은 아니지만 위기가능성은 있다"면서 "비상상태가 발생했을 경우 소화하지 못하는 금융시스템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부가 시장경제 원칙을 밝혀놓은 뒤 시장에 관여했고 단기금리 인상, 공적자금 조성문제에 이견을 보이는 등 혼선을 빚은 것도 금융시장 불안의 요인"이라면서 "국제수지는 올해보다 내년에 적자로 반전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는데, 정부는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금융시장이 불안해서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며 "일관된 정책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자원부 오영교 차관은 "수입 급증추세가 진정기미에 들어가 5월부터는 매월 무역흑자규모가 10억달러 정도는 될 것"이라며 "그러나 노사분규, 유가, 환율변동 등 변수가 있다" 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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