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산책] 독특함으로 승부한다, 016 '나'/스니커즈

중앙일보

입력

1960~70년대를 연상케 하는 좁은 골목길, 낯선 무명 모델, 촌스럽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한 용모….

21세기를 맞아 첨단을 강조하는데 여념이 없는 광고계에 과거를 회상케 하는 광고가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이들 광고를 보다 보면 요즘 시대 분위기와는 너무 딴판이어서 의아한 생각마저 든다.

한국통신프리텔(016)의 새 브랜드 '나(Na)' 편, 수입 초콜릿 스니커즈의 '진정한 우정' 편 등의 TV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광고를 봐도 도대체 뭘 얘기하려는 것인지 선뜻 이해가 안가는 것도 이들 광고의 공통점이다.

016 '나' 편은 촌스런 모습의 한 아이가 달동네 골목길에서 "아버지, 나는 누구예요" 라고 외쳐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TV 축구중계를 보던 러닝셔츠 차림의 아버지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아 이게 또 시작이야" 라면서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몰라서 물어, 나도 몰라" 라고 대꾸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에 아이는 "난 알아요, 난 공짜가 좋아요" 라고 엉뚱한 대답을 한다.

그러자 "세상을 다 가져? 라는 멘트와 함께 '나만의 016 Na' 라는 글자가 뜨면서 광고를 마무리한다.

막판에 가서야 016의 공짜 서비스를 선전하는 광고임을 알아 챌 수 있다. 멱살잡이를 하던 두 아이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골목길을 내달리다가 손에 쥔 초콜릿을 펴보이는 스니커즈 광고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광고가 노리는 효과는 화면 분위기나 등장인물.대사 등을 독특하게 만들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려는 것이다.

두 광고에 잇따라 등장한 박용진(19)군은 고교 3년생. 모델로는 무명이지만 최근들어 TV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한 인터넷방송의 MC를 맡는 등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016은 서울 장위동 달동네에서, 스니커즈는 남산 서울예전 앞 골목길에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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