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스테인리스 스틸 제조업) ‘쇳물 호황’

스테인리스 스틸은 일반강에 비해 가격이 3배 정도 높아 소득 수준이 향상될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게 특징이다.

60~98년중 세계 철강재 수요는 연평균 2.3%씩 증가한 반면 스테인리스 스틸은 연평균 5.8%씩 늘어났다. 스테인리스는 일반강에 비해 가격이 3배 정도 높아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증가한다. 특히 철강수요가 성숙, 정체국면으로 진입한 일본·유럽·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스테인리스 수요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환경오염 규제강화, 리사이클링, 에너지 절감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스테인리스는 녹슬지 않아 깨끗하면서도 수명이 길어 환경친화적 소재로 미래성도 갖고 있다.

아시아의 경제위기로 세계 스테인리스 수요가 위축돼 스테인리스 냉연 가격은 98년 10월 1ｔ당 1천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99년 수요가 회복되면서 급격한 가격상승을 보였다. 2000년 5월 현재 스테인리스 냉연가격은 1천9백50달러(유럽 앤트워프 FOB 가격) 수준이며, 미국과 일본에서는 2천4백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스테인리스 가격 상승은 니켈 가격의 상승에서 이미 예견된 것. 니켈은 스테인리스의 내식성을 만들어 주는 금속원소다.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에서 시장에 나온 니켈의 65%를 가져간다. 때문에 스테인리스 시황에 따라 니켈 가격의 등락이 결정된다. 98년 12월 1ｔ당 3천8백70달러를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니켈 가격은 2000년 3월 1만6백50달러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1만 달러 내외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 스테인리스 경기는 5~6년을 주기로 변동해 왔는데, 이를 근거로 하면 2000년 말~2001년 초가 정점이 된다.

한편 우리의 주 수출대상국인 중국이 한국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하는 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중국내 생산능력은 수요량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어서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스테인리스가 철강재 중 가장 높은 가격상승을 나타내면서 스테인리스 생산업계의 수익성 호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포항제철은 세계 최대의 철강사이면서 스테인리스 부문에서는 연산 1백10만ｔ의 전용 전기로(爐) 2기를 보유한 아시아 최대의 스테인리스 생산업체. 스테인리스 강판의 소재인 열연코일도 독점 생산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탄소강 열연코일 생산라인을 이용해 스테인리스 열연코일을 생산하고 있는 것. 원가경쟁력도 높아 스테인리스 경기상승의 최대 수혜업체이다.

포철은 지난 1년간 스테인리스 열연코일 내수가격을 3차례에 걸쳐 약 33% 인상했다. 국제가격 상승에 연동해 내수가격을 책정했던 것. 이에 따라 2000년 이 회사의 스테인리스 제품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4.4%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으로는 15%가 넘을 전망이다. 또한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포철의 지분을 상반기 중 매각 완료할 예정이어서 시장 수급만 개선되면 주가상승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국내에서 스테인리스 열연코일을 소재로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업체는 포항제철·인천제철·삼미특수강·대양금속·대한전선 등 5개사로 집약된다. 특히 대양금속은 95~99년중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연산 19만ｔ으로 약 2배 확대했다. 200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기대되고 있다. 설비증설에도 불구, 99년 3월 부채비율이 96.5%로 안정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영업실적 호전이 순이익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2000년 3월 결산기에는 79억원의 해외전환사채 상환 환차손이 발생해 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3월이 되면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대비 74.3% 증가한 1천7백68억원, 순이익은 1백29억원, EPS는 4백34원으로 되고, 적정주가는 3천5백원으로 예상된다.

인천제철에 인수되면서 7천3백억원의 대규모 부채탕감을 받은 삼미특수강. 이 회사는 유상증자 같은 자본조달이 이루어질 계획이어서 조만간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법정관리 와중에서도 99년 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2000년 5백78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이은경 애널리스트(LG투자증권 리서치센타 기업분석1팀)/ 이코노미스트 제 53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