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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수 감독 중국 프로축구 첫 평정 … 비결은 카리스마, 5·1·3 당근과 채찍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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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중국 프로축구 광저우(廣州) 헝다(恒達)팀을 이끌고 있는 이장수(55·사진) 감독이 마침내 중국 프로축구를 평정했다. 2부 리그 팀을 1부 리그로 도약시킨 뒤 첫 해에 거둔 대기록이다. 중국 언론과 축구팬들은 “리장주(이 감독 이름의 중국어식 표기)”를 연호하고 있다.

 30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광저우 헝다팀은 28일 시안(西安)에서 열린 산시(陝西) 런허(人和)팀과의 원정 경기에서 4대1로 승리했다. 같은날 열린 베이징(北京) 궈안(國安)과 산둥(山東) 루넝(魯能)팀이 1대1로 비김에 따라 남은 4경기 승부에 관계 없이 승점 61점으로 우승이 확정됐다.

 이 감독은 중국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리그 우승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에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의 말처럼 구단의 파격적 지원은 큰 힘이 됐다. 광저우 헝다팀을 지난해 3월 인수한 헝다그룹 쉬자인(許家印·허가인) 회장은 ‘중국의 첼시(영국 프리미어 리그 팀)’를 만들겠다며 이 감독을 영입했고, 스타선수들도 대거 영입했다.

 ‘5·1·3제’로 불리는 독특한 인센티브제도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1경기를 이기면 승리수당 500만 위안(약 9억1500만원), 무승부 때는 100만 위안을 지급했다. 반면 1패를 할 때마다 선수단은 300만 위안의 벌금을 구단에 내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승리에 대한 선수들의 집념을 불태우게 했다.

 중국 언론들은 “광저우 헝다팀이 1년 만에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도약하고 다시 1년 만에 1부 리그 정상에 오른 데는 이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뒷받침됐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의 이번 우승은 중국 진출 이후 그의 축구 인생에서도 값진 성과로 기록됐다. 1998년 중국 프로리그에 한국인 용병감독으로 데뷔한 뒤 13년 만에 일군 첫 우승이어서다. 이 감독은 98년 충칭(重慶) 리판(力帆)팀에 부임하면서 중국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패배의식에 젖어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를 과감하게 내쳤다.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선수들의 패기도 북돋았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을 발휘해 그는 ‘철의 감독(鐵帥·철수)’이란 별명을 얻었다. 하위권을 맴돌던 리판팀을 프로리그 4위로 도약시켰고 그해 중국축구협회(FA)컵 우승도 차지했다.

 2001년에는 칭다오(靑島) 베이라이(貝萊)팀에 부임해 2002년 또한번 FA컵을 안았다. 2007년에 부임한 베이징 궈안팀에서는 중국 프로리그 감독 부임 이후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었으나 2009년 9월 리그 우승을 목전에 두고 팀을 떠나야 했다.

 지난해 3월 이 감독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명성에 걸맞지 않았지만 2부 리그 감독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런 도전을 통해 이 감독은 마침내 중국 대륙의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서게됐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5·1·3 인센티브제는 …

▶ 이기면 승리수당 500만 위안

▶ 비겨도 격려수당 100만 위안

▶ 질 때는 팀 벌금 300만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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