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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김태희 가는 헤어숍 어디냐” … 맛집·성형·쇼핑 ‘강남 엔터투어’ 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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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우커는 분명 노다지다. 그러나 맞춤 공략해야 요우커가 손에 쥔 노다지를 캘 수 있다. 단 바가지는 금물이다. 요우커는 단호하다. 한번 당하면 다시는 그곳을 찾지 않는다.

 ◆요우커, 왜 늘었나=여섯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전체 요우커의 규모가 늘었다. 매년 500만 명씩 커진다. 둘째, 비자가 너그러워졌다. 교수, 골드카드 소지자 등 상류층에 한정됐던 복수비자를 지난해 8월 중국 500대 기업의 임직원과 교사, 우수대학 졸업자 등 중산층까지 확대했다. 가족여행객 기준도 직계가족에서 부부의 양친까지로 넓혔다.

 한류 스타들의 인기와 동일본 대지진도 요인이다.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관광과 관계자는 “국산품의 중국 진출이 늘면서 ‘한국에 가면 같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 요우커가 늘어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20대 요우커가 늘어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년 사이의 방한 증가율을 보면 20대가 69.7%로 연령대별 최고 수준이다.

 ◆요우커, 이렇게 잡는다=백화점이 필사적이다. 최근 등장한 새로운 공략 포인트는 강남과 한류다. 여기에 축제를 얹었다. ‘엔터투어먼트(엔터테인먼트+투어)’란 말도 나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몇 차례 한국을 경험한 부유한 개별관광(FIT) 요우커는 강남으로 눈길을 돌린다”고 설명했다. 현대는 그래서 은련카드와 공동으로 ‘강남 순환버스’를 내놨다. 청담동→신사동→가로수길→압구정역→코엑스를 거치며 맛집과 멋집을 순례한다. 10·1절 연휴 첫날부터 사흘간 코엑스 광장에서 ‘강남패션 프리미엄 마켓’도 운영한다. ‘의료+강남쇼핑+맛집순례’를 노리는 ‘강남 트라이앵글 요우커’을 잡기 위해 강남의 피부과·성형외과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압구정 본점의 행사 담당자는 “‘김태희 같은 연예인이 가는 헤어숍이나 맛집이 어디냐’고 묻는 요우커가 많다”고 소개했다.

 신라면세점은 국산 화장품 매장에 중국인 직원을 배치하고, 중국어 가능한 직원들에게는 판다 모양의 배지를 달도록 했다. 롯데백화점은 요우커 대상 관광매거진 ‘짜이서울(在首尔)’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롯데의 쇼핑정보도 제공한다. 롯데면세점은 10·1 연휴 첫날에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빅뱅과 카라·비스트·FT아일랜드 등이 등장하는 ‘패밀리 콘서트’를 연다. 콘서트 참석을 위한 2박3일의 여행 프로그램은 별도로 운영한다. 전형적인 ‘엔터투어먼트 마케팅’이다.

 ◆바가지 단속 시급하다=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한국관광공사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관광객의 불만이 가장 많은 분야가 쇼핑이다. 2009년엔 전체 민원(468건)의 32.5%, 지난해는 26.8%였다. 올해 상반기는 36.6%까지 늘었다.

 요우커가 가장 분노하는 곳은 인삼 매장이다. 외국인 전용 기념품 판매점이 문제다. 허야원(何雅雯)은 “최고급 인삼가루를 구매했는데 먹을 때마다 배가 아팠다. 믿을 수 없으니 환불하고 싶다”고 문의했다. 싱가포르인 애드리안 로는 “기념품 매장에서 6년근 인삼을 팩당 48달러에 샀는데, 인천공항 면세점을 둘러보니 다른 회사의 6년근 제품을 같은 양인데 14달러에 팔고 있었다”며 “어떻게 비슷한 제품을 세 배나 비싸게 팔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엔터투어먼트(Entertourment)=관광(Tour)과 대중문화예술(Entertainment)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상품. 한류 열풍을 관광산업에 접목시킨 신종 관광마케팅 기법이다.

◆탐사기획부문=이승녕·고성표·박민제 기자, 신창운 여론조사 전문위원, 이정화 정보검색사, 산업부=박혜민·정선언 기자, JES 레저팀=홍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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