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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도 '독자노선' 접고 EU 무역협정 승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치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도 오랫동안 독자 노선을 표방해왔던 스위스가 마침내 집단 공조(共助)라는 우산을 찾아들었다.

스위스는 21일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67.2%의 찬성으로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통과시켰다.

유럽이 단일통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중심부에 위치한 스위스가 지금에서야 EU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이 국외자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쳐질 정도. 그러나 스위스 내부에서는 막판까지 투표결과를 자신하지 못했을 만큼 스위스는 독립성.자주성을 강조해온 나라였다.

자유무역협정은 EU와 스위스 간의 자유로운 인구 이동, 육상 및 항공운송.연구개발.농산물 유통.정부구매.기업설립의 자유화, 기술적인 무역장벽 제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자유무역협정 승인으로 스위스의 EU 가입이 앞당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위스 정부는 외부인들이 복지 혜택을 노리고 과도하게 몰려들거나 화물트럭이 지나다니며 알프스 산림을 훼손할 가능성에 대비, 추후 협상을 통해 조정할 여지를 남겨놓았다.

스위스는 EU와의 무역이 전체 교역량의 3분의 2에 이르지만 자치권 침해를 우려해 8년전에는 유럽경제지역(EEA)편입을 거부했고, 그동안 EU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이번 협정으로 스위스는 EU 비회원국으로서 받던 부당 대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 15개 회원국은 이미 협정에 승인, 이번 협정은 내년부터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피터 부옴버거 스위스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스위스의 경제 성장률은 앞으로 매년 0.5~1%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하고 "스위스는 앞으로 유럽지역에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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