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작년 매출 증가율 둔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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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조업체들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지만 영업관련 지표들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정부의 독려에 밀려 자산재평가.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부채비율 낮추기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내실은 다지지 못한 것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999년 기업경영분석' 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1인당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8.8%를 기록, 전년도의 14.3%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국내 2천46개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조사한 기업경영분석 결과 1인당 매출액증가율은 98년 이후 2년 연속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본업에서 벌어들인 순수한 이익을 측정하는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6%로 전년도의 6.1%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97년(8.3%)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졌다.

매출액과 비교한 경상이익률은 지난해 1.7%를 기록, 1천원어치를 팔아 17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2백14.7%로 98년말(3백3%)보다 크게 하락했으며, 68년(2백7. 5%)이후 31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의 건전성을 따지는 지표인 자기자본 비율의 경우 지난해 국내 제조업은 31.8%로 미국(이하 98년기준, 38.6%).일본(36.6%).대만(53.9%)등에 못미치고 있다.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장.단기 차입금 비중은 미국(26.5%).일본(33.7%).대만(25.3%)에 비해 훨씬 높은 42.8%를 기록했다.

특히 이자로 나간 돈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금융비용 부담률은 지난해 실세금리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도(9.0%)에 비해 소폭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비용부담률이 낮아졌다지만 97년 수준(6.4%)과 비슷하다는 점은 아직도 국내 기업들이 빚을 더 줄여가야 한다는 의미" 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매출액(8.0%)증가율은 전년도(0.7%)에 비해 크게 좋아졌지만 구성내역을 보면 수출증가(증가율 1.8%) 보다는 내수신장(증가율 12.6%)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봉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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