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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 무역수지 관리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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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무역흑자 목표 관리에 비상이 걸리는 등 거시경제 운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영호 산업자원부 장관은 15일 "국제 유가 상승세가 3.4분기까지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미국 등지에서 나오고 있어 불안하다"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한국 수입원유의 기준인 중동 두바이산 원유가격은 5월 들어 지난 12일까지 배럴당 평균 25.12달러로, 올들어 월평균 유가로는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국제 원유가 상승세가 이처럼 꺾일줄 모르고 강세를 보이는 것은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합의 여부가 불투명하고 미국의 석유재고 감축에 따른 심리적 요인 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산유국 전체 회의가 열리지만 추가 감산에 대한 산유국 대부분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산자부의 설명이다.

미국은 연례적인 휴가 시즌에 접어들면서 휘발유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고 이에 따른 비축량 감소 양상이 두드러지면서 유가 상승에 대한 심리적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3.4분기 들어서야 휘발유 수요가 줄어들어 다소간 충분한 재고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소비국들이 산유국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추가 감산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펼치겠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지는 의문스럽다.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국내 무역수지 관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워주고 있다.

정부는 올해 원유도입 비용을 지난해의 147억7천만달러에 비해 45% 이상 증가한216억 달러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지금같은 유가 추세라면 그 이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배럴당 도입 단가는 16.9달러이며 올해는 현재까지 24.5 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무역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 1달러 상승하면 우리 국제 수지에는 10억 달러의 마이너스 요인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배럴당 유가가 당분간 30달러 선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두바이산 유가도 올들어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지 않을지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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