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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입맛 까다로운 일본에 10년간 1억 달러 수출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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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동서식품 본사에서 이창환 동서식품 사장(오른쪽)과 가타야마 신스케 일본 AGF 대표가 프리마 수출 계약을 맺었다.


커피에 타먹는 크리머, 이른바 ‘프림’도 어엿한 수출품목이다. 지난해 7547만 달러(약 840억원)어치가 수출됐다. 식품류 중에서는 손에 꼽을 만한 실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 수출액(9836만 달러)에도 별로 뒤지지 않는다. 크리머를 효자 수출 상품으로 만든 1등 공신이 바로 동서식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동서 프리마’ 34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전체 크리머 수출의 45%가량을 동서식품이 해 낸 것이다

동서식품은 약 30년 전인 1982년 동남아 지역에 처음으로 프리마를 수출했다. 그해 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지에 17만 달러어치를 내다 팔았다. 당시 동남아 지역에서는 없었던, ‘커피 믹스’라는 제품 아이디어를 전해주면서 그 원료로 프리마를 공급했다. 지금 이 지역에서는 커피믹스뿐 아니라 인스턴트 차(茶) 티 믹스에도 동서식품의 프리마를 사용하고 있다. 아예 동남아인들의 입맛을 동서 프리마에 맞춰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결과 지난해 이 지역으로의 수출은 2000만 달러로, 처음 수출을 했던 82년의 118배가 됐다.

95년엔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에 진출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의 저가 크리머 공세에 고전하기도 했으나 멜라민 파문이 일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아성을 쌓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 지역 수출은 1180만 달러에 이르렀다.

올 초엔 수출을 대량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 아지노모토 제너럴 푸즈(AGF)와 10년간 1억 달러 이상의 프리마를 수출하기로 계약한 것. AGF는 조미료로 유명한 일본 아지노모토와 미국 종합식품회사 제너럴 푸즈가 합작한 커피·차 전문기업이다. 일본의 커피 및 관련 제품 시장을 네슬레와 양분하고 있는 업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동서식품의 프리마 수출은 연평균 최소 1000만 달러, 그러니까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30% 이상이 늘어나게 됐다. 증가율이 이보다 가파를 수도 있다. 계약을 ‘10년간 1억 달러 이상’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1억 달러 이상’이란 것은 소비자 반응을 살펴 수출 물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동서식품은 이번 계약을 통해 식품을 까다롭게 고르기로 이름난 일본에 대량 수출을 하게 됐다는 데 특히 의미를 두고 있다. 동서식품 안경호 홍보실장은 “AGF와의 납품 계약을 계기로 커피의 본산인 유럽·미국으로까지 수출선을 넓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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