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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위 클라크 흡연 모습, 바람과 함께 사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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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벨리 퍼터를 이용해 퍼팅 중인 필 미켈슨.

입담 좋은 노장 프로골퍼 리 트레비노(72·미국)는 “잘 안 될 때 어떤 선수는 심리치료사를 찾아가고, 어떤 선수는 심리학자를 찾아가지만, 나는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일부 골프 선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담배를 즐긴다. 앞으로는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미국 골프닷컴은 “국제반도핑기구(WADA)가 니코틴을 금지약물로 분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WADA 대변인인 텔런스 오로케는 “흡연자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스포츠에서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골프는 야외에서 열리는 스포츠 가운데 격렬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종목이다. 그래서인지 애연가가 많다. 올해 디 오픈에서 우승한 대런 클라크(43·북아일랜드)와 스페인의 노장 미겔 앙헬 히메네스(47) 등이 유명하다. 애연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씹는 담배를 즐기는 US오픈 우승자 루커스 글로버(32·미국)는 “담배를 규제한다면 술은 물론 카페인도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선수들은 담배를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WADA의 금지약물 리스트를 존중해온 미국 PGA 투어는 신중한 입장이다. PGA 투어는 “WADA가 금지약물 리스트에 올린다면 검토하겠지만 반드시 이를 따른다고 할 수는 없으며 만약 변화가 있더라도 금방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배꼽이나 가슴 등에 고정하고 스트로크 하는 긴 퍼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축을 고정시키기 때문에 불법 논란이 끊이지 않은 클럽으로 그동안은 손이 떨리는 시니어 선수들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올해 애덤 스콧(30·호주) 같은 젊은 선수들이 벨리 퍼터(긴 퍼터)를 쓰기 시작했다. 거기다 어니 엘스(42·남아공), 필 미켈슨(41·미국) 등 스타 선수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PGA 챔피언십에서 긴 퍼터를 쓰는 키건 브래들리(25·미국)가 우승하면서 이제는 유행이 돼 버렸다. 골프 용품 업체들은 아마추어를 위한 긴 퍼터를 개발 중이다. 골프 룰을 담당하는 R&A 등에서는 긴 퍼터에 대한 규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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