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승 선생은 우리나라 극작가의 전설이다. 1960~70년대 TBC 동양방송에서부터 사극 시대를 연 그는 4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조선왕조 5백년’을 MBC에서 드라마로 만들며 10년간 방영이라는 세계 초유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일주일에 280장 분량의 원고를 써내려 가야 했다는 그의 손끝에서 수많은 배우들이 살고 죽었던 시대다. ‘조선왕조 5백년’의 열혈 팬이었던 나는 그 ‘대가(大家)’를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만났다.
PORTRAIT ESSAY 이은주의 사진으로 만난 인연
그의 부친은 만주 황실의 사진 기사였다고 한다. 그 덕분에 중 2 때부터 촬영은 물론 현상, 인화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다. 그는 해방 직후 행사가 많았던 학교 생활이 싫어서 ‘보도’ 완장을 차고 사진을 찍으며 현상과 인화를 하느라 공부를 뒷전으로 돌렸다고 했다. 그로 인해 평생 동안 ‘영상예술’로 밥을 먹고 살게 되었다면서 오빠 같고 스승 같은 티 없이 맑은 웃음을 토해낸다.
신봉승 선생은 최근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냈다. “경건한 마음으로 역사를 읽고, 정성을 다해 그 가르침을 따른다면 말과 행실이 같아진다”는 그의 글이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은주씨는 1981년 제3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사진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20여 회 했다. 저서로 사진집『108 문화예술인』『이은주가 만난 부부 이야기』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