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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브라운의 뷰티 다이어리] 추석빔 맵시? 속옷부터 잘 갖추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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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면

이번 주엔 2011 패션위크 메이크업 인터뷰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기자들은 매번 나의 패션스타일에 대한 질문을 하곤 한다. 메이크업과 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내 패션 스타일에 대한 궁금증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원래 높았지만 이 칼럼을 준비하며 회사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과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어제 휴식시간에도 대화를 나눴는데, 곧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이라는 큰 명절이 다가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옷차림에 신경이 쓰여요.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에게 단정하지만 세련된 스타일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묻는다. “바비는 청바지에 단순한 재킷을 입는데도 어쩜 그렇게 스타일리시할 수가 있어요? 비법이 뭐예요?”

 한국인 직원의 이런 질문이 왠지 독자 여러분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 같아서 나는 또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독자 여러분들과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면서.

 나는 옷장 정리를 자주 하는 편이다. 같은 옷을 입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네이비색 정장이나 검은색 바지를 너무 편애하기 때문에 다른 옷들을 눈에 익혀두기 위해서다. 그래도 내가 가장 즐겨 입는 패션 스타일은 바로 청바지에 단순한 검은색 재킷, 안에 받쳐 입는 흰색 티셔츠다(사진). 패션쇼가 있는 날에도 검은색 카디건과 캐시미어 니트, 청바지 차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스타일을 추구하는 내게 한 스타일리스트가 말했다. “바비의 패션은 어떻게 보면 한마디로 소박하기 짝이 없어요. 하지만 바비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스타일이 전혀 촌스러워 보이지 않아요.” 스타일리스트의 이런 극찬이 과분하긴 하지만 몸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발견하기까지 나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을 꼭 말해두고 싶다. 자, 이제 그 비법을 공개해 볼까.

 옷을 맵시 있고 세련되게 연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속옷이 중요하다. 메이크업에서만 기초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다. 어떤 속옷을 입느냐에 따라 겉옷의 스타일이 살아날 수도 반대로 망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기 속옷 매장을 운영하는 데보라는 “여성들이 옷 입은 것만 봐도 잘 맞는 속옷을 입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속옷의 중요성을 알기에 나의 옷장 하나는 속옷들로 가득 차 있다. 평상시에 입는 브라, 몸에 딱 붙는 니트를 입을 때 적당한 몸매 보정 속옷, 그리고 타이트한 바지를 입을 때 애용하는 팬티 등 나는 상황에 따라, 입는 옷에 따라 다른 속옷을 선택한다. 속옷의 치수는 6개월에 한 번씩 확인하는 게 좋다. 브라를 살 때는 번거롭긴 하지만 실제로 입어보고 몸에 잘 맞는지 확인한 다음 사야 한다. 참고로 몸을 적당히 조여주는 것이 자신에게 잘 맞는 브라다. 간혹 목이 많이 파인 옷을 입을 때는 브라 끝을 뒤로 모은 다음 옷핀을 꽂는데 이렇게 하면 가슴이 올라가 보이고 체중이 2kg 정도 빠진 듯한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센스 있게 발휘해 볼 것.

 옷은 무조건 편해야 한다. 대충 입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단순하고 우아한 복장은 절대 실패할 일이 없다는 것을 나는 오랜 경험을 통해 느꼈다. 유행을 적당히 따라가되 좋은 소재로 만든 옷을 입고 좋은 품질의 신발을 신는 것이 정답이다. 또한 1년에 한두 차례 정기적으로 옷장을 정리하고 그러면서 발견한 낡은 옷들은 과감히 처분하는 것이 좋다. 같은 계절이 다시 한번 돌아와도 안 입는 옷은 절대 다시 입을 일이 없으니 미련 없이 버릴 것. 질감이 좋으면서도 몸매를 효과적으로 살려주는 소재가 가장 추천할 만하다. 니트, 매트 저지, 울 종류는 몸에 너무 달라붙지 않으면서도 넉넉하게 잘 맞는다. 반면에 새틴이나 실크 제품은 몸매를 강조하고 군살을 두드러져 보이게 하니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의 몸은 매일 그리고 매주 변하고 있다. 호르몬과 몸 속 수분 양의 변화는 몸과 몸매에도 영향을 준다. 불과 이틀 전에 넉넉하게 채워지던 단추가 오늘 갑자기 꽉 끼는 경우를 다들 경험해 봤을 것이다. 내 몸에 좀 더 세심히 귀 기울인다면 옷장에 여러 사이즈의 옷과 속옷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 나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나의 조언이 이번 추석 여러분들을 스타일리시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바비 브라운 ‘바비브라운’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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