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분할에 SW업계·일반인·증시 냉담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를 분할해 독점체제를 바로 잡으려는 미국 당국의 조치에 대해 소프트웨어 업계와 일반 컴퓨터 이용자, 주식투자자들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한결같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MS 분할조치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분할계획이 퍼스널 컴퓨터(PC)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실효를 거두지 못할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반 이용자들도 과반수 이상이 분할에 반대를 나타내며 이를 추진하고 있는 연방-주정부보다는 MS측이 옳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분할계획이 공식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1일 뉴욕증시에서는 MS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임으로써 분할 조치가 MS의 장래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란 신뢰를 나타냈다.

▶소프트웨어업계= 뉴욕타임스는 1일 MS 분할로 가장 큰 이득을 보게될 중소 소프트웨어 업계가 침묵을 유지하거나 노골적인 회의론을 제기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의 임원들은 전부는 아니라도 상당수가 MS 분할조치를 통해 정부가 목표로 한 소프트웨어 시장의 활성화는 실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국의 조치가 미래를 준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인터넷에 의해 잠식되며 포화상태에 달한 퍼스컴을 겨냥함으로써 과거를 향한 조치가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또 MS가 분할된다 해도 여전히 강력한 시장력을 갖고있어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는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일반 컴퓨터 이용자= 당국이 법원에 MS분할 계획을 접수한 다음 날인 지난 달 29일 해리스 인터액티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컴퓨터 이용자들은 압도적으로 MS편을 든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MS의 독점법 위반 공방에 대해 MS측이 옳다고 밝힌 응답자는 59%인 반면 정부가 옳다는 답변은 4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당국의 MS 분할계획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28%에 불과한 반면 48%가 반대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정부가 MS를 공평하지 못하게 다루고 있다는 응답이 48%에 달한데 비해 공평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답변은 29%에 그쳤다.

이 조사는 18세 이상의 성인 중 컴퓨터를 사용하는 3천8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주식 투자자= MS 주가는 이날 거래에서 분할추진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3.6875달러(5.28%)가 오른 73.4375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투자자들이 당국의 MS 분할 추진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하거나 회사분할이 궁극적으로 MS의 매출과 시장지분 확대에 도움이 될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이런 판단은 증시 전문가들의 낙관적 전망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리먼 브라더스의 주식분석가 마이클 스타네크는 당국의 분할안이 "비현실적인것"이라고 평가하고 MS의 적정주가를 125∼135달러로 높여잡았으며 ING 베어링스의 조지 거프리도 정부의 '무모한' 분할계획이 현재의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은 낮으며 MS가 항소심에서 승리할 확률이 50% 이상인 것으로 진단하면서 적정주가를 135달러로 제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초 한때 120달러에 육박했던 MS의 주가가 절반 가까이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분할조치의 충격이 이미 흡수된 상태인 것으로 지적하면서 주식시장의 최대 악재인 불확실성이 모두 제거된 뒤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 당국의 의도대로 MS가 분할된다해도 분할된 회사가 현재의 매출과 시장지분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주가를 오름세로 반전시키는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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