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심화…금리 인상 확실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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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올 1분기 각종 경제지표가 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달 16일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5.4%로, 1분기 실적으로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6년 만의 최고 성장률이었던 지난해 4분기의 7.3%와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6.0%에 비해서는 낮은 것이지만 소비 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1분기 소비 지출 상승률은 1983년 2분기의 8.6%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인 연 8.3%를 기록, 지난해 4분기의 5.9%를 훨씬 웃돌았다. 개인 소비 지출 물가지수도 지난해 4분기 대비 3.2% 상승하며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FRB의 연이은 금리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소비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업들이 부담하는 임금 수준을 뜻하는 고용비용지수도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4% 상승으로 나타나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인 국내총생산(GDP)디플레이터도 연 3.2% 상승, 94년 3분기의 3.5%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메릴린치는 이같은 경제지표를 종합해 볼 때 FRB가 5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6월에도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도 29개 주요 딜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2명이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노무라 증권 캐럴 스톤 연구원은 "증시가 더 이상 악화하지 않고, 다음달 중순까지도 경제지표가 강세를 유지할 경우 0.25~0.5%포인트의 금리 인상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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