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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대 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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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미영(34·과천시 중앙동)씨는 가을맞이 대청소를 하면서 화장대 정리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몇 번 쓰지도 못하고 깨져버린 아이섀도와 뭉그러진 립스틱,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아 굳어버린 마스카라가 한 무더기 나왔다. 버리기도 아깝고 다시 쓰자니 찝찝하다. 이런 상태의 화장품들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까. 단, 어떤 화장품이 든 유통기한이 지나고 이물질이 들어간 것들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잘 사용 않는다면 보디에 발라

뷰티 큐레이터 피현정씨는 계절감이 맞지 않는 크림이나 왠지 손이 가지 않는 크림 제품은 바디 크림으로 활용하면 좋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피부 중 가장 건조하고 거친 몸 부위에 바디 로션과 섞어서 바른다. 비키니 라인이나 겨드랑이 같은 곳의 피부 톤을 개선하고 싶거나 밝게 하고 싶다면 잘 안 쓰는 화이트닝 크림을 보디로션에 섞어 바르면 효과적이다. 뭉그러졌거나 잘 안 쓰는 립스틱은 에센스를 섞어 촉촉한 컬러 립밤으로 만들어보자. 방법도 쉽다. 립스틱을 덜어 에센스를 넣고 잘 섞어주면 된다. 에센스 양을 줄이면 볼 터치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또 유통기한이 애매한 에센스로는 속눈썹 팩도 만들 수 있다. 거의 다 써가는 마스카라에 에센스를 한 방울 넣으면 촉촉하고 영양가득한 속눈썹 마스카라 팩이 되는 것.

오래된 향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림질 할 때 다리미에 미리 뿌려놓고 셔츠나 스커트를 다리면 열이 퍼지면서 은은하게 향이 스며들게 된다. 헤어 브러시에 몇 방울 뿌리면 머리카락이 찰랑일 때마다 좋은 향이 난다.

다 쓴 마스카라 솔, 눈썹용 빗으로

네이버에 뷰티 블로그 ‘프리지아의 뷰티 시크릿(blog.naver.com/freesia85)’을 운영중인 김지아(닉네임 프리지아)씨는 매일 방문자가 6000명에 달하고 책까지 출간하는 파워 블로거다.

수많은 화장품을 사용하고 리뷰를 올리는 그녀에게도 처치 곤란한 화장품들이 있을 터. 김씨의 경우 다 쓴 마스카라 솔은 깨끗하게 씻어서 눈썹정리용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이유는 속눈썹 빗질 해줄 때도 유용하고 여행갈 때 파우치에 넣어 다녀도 좋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다.

깨져서 못쓰게 된 아이섀도의 경우 살짝 빻아서 화이트 톤의 아이섀도와 섞어주면 블러셔, 혹은 하이라이터로 사용이 가능하다. 펄 파우더와 섞어도 자연스럽다. 이어 김씨는 오래된 크림을 새롭게 쓰는 노하우도 전했다. 각종 크림이나 마사지크림은 가죽클리너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부드러운 천에 묻혀서 닦아주면 반짝반짝 윤이 난다. 혹은 머리를 감고 난 후 머리 끝 쪽에 듬뿍 발라 영양팩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쓰는 크림은 파운데이션과 섞어 BB크림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규리 원장(라뷰티코아 청담본점)은 안 쓰는 크림을 파운데이션에 섞어 사용하면 좋다고 전했다. 피부가 많이 건조하거나 파운데이션을 조금만 발라도 두꺼운 느낌을받는 이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약간 굳은 매니큐어 제품은 아세톤 1~2방울을 넣으면 일시적으로 굳은 것이 풀리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이 깨지지 않고 금만 간 아이섀도와 파우더는 티슈를 제품 위에 덮은 후 손으로 약간 힘줘서 눌러주면 복원이 가능하다.

화장품 유통기한 및 제조일자 읽기

화장품은 유통기한에 맞춰 사용하고 지난 것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화장품 라벨을 보면 MFG, MFD같은 약자를 볼 수 있다. M은 ‘만들어진, 제조된(Manufactured)’의 약자이다. 뒤에 오는 숫자가 제조일자를 표시한다. 또 화장품에 EXP는 만료(Expiry Date)의 약자로 유통기한 만료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잘 숙지하면 된다.

대부분 화장품 유통기한은 개봉 후를 기준으로 하는데 개봉하지 않은 화장품은 보통 30개월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개봉했을 경우 일반적으로 스킨, 로션같은 스킨케어 제품은 1년이 기한이다. 파운데이션은 1년 6개월, 파우더 3년, 그리고 마스카라와 립글로즈는 3~6개월이다.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피부 겉 표면에 가장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다. 대표적인 것이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인데 상한 제품이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립글로즈는 입술에 바로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개봉한 다음 6개월 이내에 사용하도록 한다. 사용한 후에는 립글로 즈 팁을 티슈로 닦아주는 것이 제품의 변질을 막을 수 있는 비결이다.

<이보람 기자 boram85@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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