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류층 가구' 몰려온다…국내업체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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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가구업체들이 최근 국내시장에 잇따라 진출해 국내 가구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네델란드의 침대 메이커인 아우핑(auping)사는 국내 침대 메트리스 생산업체인 ㈜굿나잇과 손잡고 서울 방배동에 매장을 열어 26일부터 국내 판매에 나선다.

굿나잇사는 아우핑 침대를 당분간 수입해 판매한 뒤 내년초 아우핑사와 아우핑코리아라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국내에서 조립 생산해 국내 침대업체와의 내수 경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아우핑 침대는 유럽의 왕실과 귀족 등 상류층을 대상으로 주문 판매해온 고급 침대. 고객의 체형에 맞게 주문 생산하고 침대 안에 메트리스 경사와 침대의 온도를 조절하는 자동제어 장치를 내장하는 등 고급승용차의 가격과 맞먹는 4천만원짜리 침대도 있다.

㈜굿나잇 손광현 부사장은 "아우핑침대는 네델란드 왕실로부터 하이네켄 맥주에 이어 두 번째로 '로얄' 칭호를 받은 명품" 이라며 "2003년부터 국내 생산제품을 중국 등지로 수출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외국산 유명 부엌가구업체들의 국내 시장진출도 활발하다.

독일의 지메틱(Siematic)사는 1백50만 달러를 들여 내달 서울 압구정도 로데오 거리에 5층 규모의 매장을 연다.

지메틱제품의 국내 판매법인인 ㈜지메틱인코리아의 경덕인 사장은 "대형평수의 아파트 고객들을 잡기위해 판촉을 강화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지메틱 부엌가구는 지난해 아파트건설업체에 수의계약 형태로 1백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수입 부엌가구 시장의 60%를 차지했다.

이에따라 국내 부엌가구 선두업체인 한샘이 이태리의 대표적인 부억가구업체인 '발구친' 등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외국산 고급제품에 대항한 제품 개발에 나서는등 고급 부엌가구시장을 놓고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외국 고급부엌 가구업체들은 대량주문 물량도 단시일에 만들어 공급, 생산 시설이 작은 국내 가구업체들이 아파트 물량을 딸 때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지난해 가구 수입액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1억4천7백만달러이다.

가구연합회 김영배 사업부장은 "저가 가구시장은 말레이지아등 동남아산이 밀려오고 고급품 시장은 유럽업체가 공략해오는 추세" 라며 "안방을 지키려면 품질혁신과 디자인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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